발걸음 뗀 의료메카 대구…'82조 황금알' 꿈이 영근다

입력 2009-09-19 07:36:29

신서동 첨단의료복합단지 청사진은?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대구의 미래 핵심성장동력이다. 대구는 복수로 지정된 충북 오송과의 경쟁 우위 확보는 물론 민자유치, 정부투자 등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대구는 세계적인 메디시티로 자리 잡는다. 대구 신서동 의료단지 조감도와 부지. 김태형 기자
첨단의료복합단지는 대구의 미래 핵심성장동력이다. 대구는 복수로 지정된 충북 오송과의 경쟁 우위 확보는 물론 민자유치, 정부투자 등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대구는 세계적인 메디시티로 자리 잡는다. 대구 신서동 의료단지 조감도와 부지. 김태형 기자

한 달전 대구는 큰 선물보따리를 품에 안았다. 바로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의료단지)다. 10년 만의 경사, 아니 15년 만에 정부가 대구에 제대로 보따리를 풀었다. 하지만 대구에만 준 게 아니다. 충북 오송과 복수로 지정해 두 도시 간 경쟁 구도를 만들어줬다. 오송은 이미 12년 전부터 오송생명과학단지를 구상해 이미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주거단지에도 일부 입주한 상태.

의료단지는 대구의 가장 큰 미래성장동력으로 그 출발선에 서있다. 의료단지가 대구의 미래성장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가장 큰 열쇠는 바로 그 내용물이다. 대구가 오송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정부로부터 '알짜'를 받아낸다면, 또한 민자 유치에 성공해 단지가 계획 이상으로 활성화를 띤다면 메디시티를 지향하는 대구의 미래는 밝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그 청사진 속으로 들어가보자. 충복 오송도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는지 또 미래상까지 알아봤다.

◆'의료단지는 메가톤급 경제효과'

첨단의료산업분야에서 '아시아 최고의 역량을 갖춘 글로벌 R&D 허브'가 최종 목표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의료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우수한 기초연구 성과를 임상단계 제품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응용·개발연구가 그 핵심이다. 이럴 경우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지 첨단제품 개발에 필요한 연구지원을 받을 수 있고, 임상시험을 거쳐 개발된 첨단제품은 기존 단지의 생산시설이나 의료기관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의료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대구 의료단지 위치는 대구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 내 101만㎡( 30만 5천평)로 2009년부터 시작해 2038년 사업이 끝난다. 총 사업비는 무려 5조6천억원으로, 국비 2조원, 지방비 3천억원, 민자 3조3천억원이다. 상주 인력만 4천500명 수준이다.

중요한 것은 민자유치가 원활할 경우 단지는 물론 단지 주변에도 수많은 의료 관련 회사와 시설, 기관 등이 들어서 그 시너지효과는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2038년 대구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첨단 의료도시로 새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대구시가 내놓은 기대 효과도 어마어마하다. 돈으로 환산해도 천문학적이다. 신약 16개, 첨단의료기기 18개 등의 글로벌 첨단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의료산업 45조원, 관련산업 37조2천억원 등 82조2천억원의 직접적인 효과를 거둔다는 것이다. 또 의료산업 20만4천명, 관련산업 17만8천명 등 38만2천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노린다. 정체 상태인 대구의 인구 증가에도 의료복합단지가 최대 고객인 셈.

대구·경북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만만찮다. 계획 수치의 경우 생산유발 76조878억원, 부가가치 유발 40조5천억원, 고용 유발인원 83만명, 임금 유발 27조9천억원 등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우선 의료단지 기본계획 용역을 의뢰, 오는 12월 그 결과가 나온다. 이와 동시에 체계적인 지역 의견 수렴 시스템인 '워킹 태스크포스'를 구축했다. 지역 대학 및 관련 전문가 40여 명이 참여중이다. 시는 11월 정부의 방침, 용역 결과 및 태스크포스팀의 의견을 토대로 12월 단지 조성계획을 수립한다. 계획대로라면 의료단지 조성 공사는 내년부터 시작된다.

◆첫 출발 일단 '의욕적'

지난 15일 대구시는 첨단의료복합단지 기관유치의 첫 단추를 뀄다.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의료단지 내 분소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 합의각서(MOA)을 체결한 것.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국가공인 시험·검사·교정기관으로, 가구·섬유·전자기기·의료기기·환경위생 등 다양한 생활환경용품에 대한 시험분석과 품질검사, 인증 및 기술지도,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시와 연구원은 의료기기산업 관련 R&D 사업 공동 발굴, 원천기술 보급 및 기업 애로기술 지원,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협력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다른 희소식은 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포스텍 등 대구경북 지역 7개 대학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이 공동 참여하는 '한-스페인 첨단의료연구재단'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연구재단은 신경과학, 뇌과학, 바이오생명과학, 재생의학 분야를 중심으로 공동 R&D 지원, 인재양성, 공동연구소 및 대학분원 설립, 산학협력 활동 등을 추진한다. 내년에 재단이 발족되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구용역에도 들어갔다. 밑그림을 잘 그려 내용물이 제대로 적재적소에 채워지기 마련. 시가 연구 용역을 의뢰한 모니터그룹은 전세계 25개국에 29개 지사가 있으며 연구 인력만 1만5천명인 세계적인 의료클러스터 연구 업체다. 중국 상하이 푸둥 의료클러스터의 연구 용역을 맡고 있고, 일본 고베 클러스터, 두바이 헬스케어시티, 싱가포르 바이오메디컬파크 등을 컨설팅했다.

◆대구 의료복합단지 청사진 뭘 담았나

총 10개 센터가 들어선다. '신약개발지원센터'는 기업·대학·연구소 등의 의뢰에 따라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동시에 후보물질 공동연구 및 개발도 맡는다. 신약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의료단지의 핵심 센터다.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역시 핵심 시설이다. 신약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임상시험단계부터 미국 FDA의 c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에 적합한 시설에서의 시료 생산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 제약기업과 연구소 등은 자금부담 등으로 독자시설 구축이 어려운 상태다. 따라서 센터는 국제규격에 적합한 시료생산을 담당해 기업 등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첨단임상시험센터는 신약개발지원센터 등의 R&D 결과로 만들어진 첨단제품을 최초로 소규모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첨단제품 임상시험 기술과 노하우를 단지 밖 지역임상시험센터에 전파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또 해외 우수임상시험 연구병원과의 협력연구를 통해 아시아 임상시험 기술의 중심기지 역할도 수행할 방침이다.

'첨단의료기기개발 지원센터'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와 첨단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한편 기업 등의 의뢰를 받아 첨단분야 R&D 연구물의 상품화를 위한 설계를 지원한다. 또 시제품 제작 지원 및 성능 평가도 수행할 계획이다.

'바이오 리소스(생물자원)센터'는 첨단제품 개발에 필요한 유전자와 세포 등 생물자원의 개발과 수집, 보관 및 안정적인 공급을 맡고 유전체, 단백질체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해 연구소 등에 제공하는 기능이 주목적이다. '실험동물센터'는 현재 국내에는 연구에 활용가능한 실험동물 모델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외화 절감과 함께 의약품, 의료기기의 약효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해 실험동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또 '벤처연구센터'는 자금력과 인프라가 취약한 R&D 중심 벤처기업의 입주공간이다. 센터에서 나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첨단제품 개발로 연결시킨다.

'연구기관 입주지역'은 아시아 최고의 의료 R&D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외 최고의 연구기관 유치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2012년까지 총 20여 개의 세계적인 제약·의료기기·기업의 연구소를 우선 유치한다는 목표다.

이 외에 국내외 최고연구자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편의시설 구역, 행정 지원 기능의 단지지원본부 등이 들어선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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