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자리 못 잡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입력 2009-09-17 10:48:47

지역경제를 견인할 거란 기대 속에 지난해 8월 출범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이 제자리를 못 잡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설립한 취지와 달리 자체 역량 부족, 대구시와 경북도의 지원 미흡, 관련 제도 미비 등으로 1년 넘도록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현 대구시의원은 16일 시정질문에서 DGFEZ의 발전을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외국기업 유치에 따른 고용보조금, 토지매입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지원할 근거가 없으며 대구시와 경북도의 지원 부족으로 올해 예산이 7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삭감돼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당정협의에서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도 투자 유치 실적 미비를 거론하며 대구시의 기획력 부재를 탓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경제자유구역 11개 지구의 개발 계획이 6월에야 확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가 서서히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DGFEZ의 투자 유치 실적을 보면 실망스럽다. 지난달 태양광 관련 국내기업 1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다음주 프랑스 IT회사와 MOU를 체결하는 계획이 전부다. 본계약은 한 건도 없다. DGFEZ가 본격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실적이라고 내놓기엔 부끄러운 내용이다.

DGFEZ를 지역 경제 활성화의 첨병으로 활용하려면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쏟아부어야 하고, 적극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DGFEZ도 자체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직 혁신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갈수록 약체화하는 지역경제 사정을 볼 때 마냥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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