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거 100주년 기념 대구서 대한국인 손도장 프로젝트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인도를 따라 펼쳐져 있는 가로 50m, 세로 1.6m 대형 천 앞에 시민들이 모였다. 대형 천에는 크고 작은 검은색 손도장이 빼곡히 찍혀 있다. 왼손에 비닐 장갑을 끼고 차례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먹물이 튀지는 않을까 조심스레 팔을 걷어붙인다. 손자국 천지인 대형 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윤경민(16·고1)군은 "손도장을 찍어 보니 꼭 안중근 의사가 된 느낌"이라며 "인터넷으로 안중근 의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했다. 주부 이명진(38·대구 북구 태전동)씨는 "어린 딸아이가 자연스레 안중근이란 이름을 접해 보고 직접 손도장 체험까지 해 볼 수 있어 교육상 매우 유익했던 것 같다"고 했다.
12, 13일 대구 동성로와 두류공원에서 '안중근'을 외치는 시민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손도장을 재현하려는 '대한국인 손도장 프로젝트'가 대구에서 열린 것이다.
부모 손을 잡은 아이에서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수많은 발걸음은 이내 수천개의 손도장으로 변해 갔다. 이틀간 대구에서 열린 대한국인 손도장 프로젝트에는 4천여명의 대구시민들이 참여했다.
안중근 의사의 애국정신을 재조명하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배우 최수종씨의 손도장으로 첫 시위가 당겨졌다. 현재 대구와 부산, 뉴욕, 워싱턴, 레바논 동명부대, 일본 대림사, 중국 하얼빈 등 국내외에서 3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손도장이 새겨진 대형 천은 다음달 26일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한 달간 시민들에게 선보인 뒤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영구 전시될 계획이다.
행사 진행을 맡고 있는 대학생 문화창조 동아리 '생존경쟁' 박찬미(20·여)씨는 "대구는 보수적인 도시인줄만 알았는데 시민들이 너무나 호의적이고 적극적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동아리 류호진(24·한양대 수학과) 회장은 "이번 행사가 취업 문제에만 목을 메는 요즘 대학생들이 민족, 국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