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마법' 필요한 아르헨·포르투갈 축구

입력 2009-09-12 08:24:21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 위기…메시·호날두 못 보게 될 지도

"마라도나에게도 히딩크와 같은 마법이 필요하다?"

'월드컵'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거스 히딩크다. 히딩크는 2002년, 세계의 축구 변방과도 같았던 한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았다. '기적'이라 할 만했다. 그 후에도 호주, 러시아 등 가는 곳마다 기대 이상의 놀랄 만한 성적을 냈다. 이 때문에 생긴 말이 '히딩크 마법'이다.

잇단 졸전으로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 디에고 마라도나에게 이런 마법이 필요할 것 같다. 펠레와 함께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로 칭송받을 만큼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고 또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명장'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재 세계 축구 최고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가브리엘 에인세,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등 화려한 면면으로 대표팀을 구성했음에도 월드컵 남미 예선 탈락 위기에 놓여 있다.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에게 1대3으로 완패한 것도 모자라 10일 파라괴이에게도 0대1로 석패, 예산 5위로 떨어져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아직 4위 가능성이 있고, 5위에 머문다 하더라도 북중미-카리브해 지역 예선 4위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더욱 히딩크와 같은 '마법', 제 실력이라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마법이 절실할 것 같다. 아르헨티나가 1970년 이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마법이 필요하긴 포르투갈도 마찬가지다. 포르투갈은 현재 유럽예선 1조 3위로 백척간두에 서 있다. 6일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가까스로 비긴 뒤 10일 헝가리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 조 3위로 올라 꺼져가던 본선행 불씨를 살리긴 했지만 위태하다. 조 1위 덴마크(승점 18점)와의 승점 차이가 5점으로 1위 가능성은 희박한데다 2위 스웨덴(승점 15점)과도 승점 2점 차이를 보이고 있고, 4위 헝가리(승점 13점)에도 겨우 골득실차로 앞서고 있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마법'이 찾아 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같은 세계 최고의 선수를 가지고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는 '치욕'을 겪게 된다. 특히 포르투갈은 직전 월드컵대회 본선 4강 진출 팀 중 한 팀은 다음 대회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는 '월드컵 4강 징크스'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 축구팬들에게도 호날두와 메시가 내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없는 '불운'을 경험하게 될지 모르겠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