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가 해결사?…'신종플루'에 대한 오해와 편견

입력 2009-09-12 07:29:20

신종플루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신종플루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얻어 차분히 대처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신종플루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신종플루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얻어 차분히 대처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신종플루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사망자와 감염자가 늘고, 휴교를 하는 학교들도 늘고 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에는 신종플루에 관한 정보도 봇물이다. 이렇다보니 신종플루에 대한 궁금증이 단순 걱정수준을 넘어 공포로까지 국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대유행하면 사망자가 수만명에 달한다', '수능 연기설' 등의 괴담이 등장하고, 이를 악용한 얌체 상술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신종플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우리 사회를 필요 이상의 혼란으로 밀어넣고 있다며 올바른 정보를 통한 침착한 신종플루 대응을 알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신종플루의 오해와 편견을 단번에 날려버리자.

-타미플루(항바이러스제)는 만명통치약?

타미플루는 예방 효과가 없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약효가 나타나기 때문에 미리 먹는 것은 아무 효과가 없다는 얘기. 합병증 발생 우려가 높은 고위험군 환자, 확진환자와 접촉한 경우, 의심 증상이 시작되는 사람 등이 항바이러스제 치료 대상이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의 경우 신종플루 증세가 가벼우면 굳이 타미플루를 안 먹어도 된다. 타미플루는 장기복용하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내성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대유행하면 사망자가 수만명?

공포 확산의 주범이다. 신종플루는 이번 가을부터 크게 유행한다는 의견은 대세다. 하지만 '신종플루에 걸리면 죽는다'는 괴담은 거짓말이다. 가을로 접어들수록 감염자가 늘고 있지만 사망률은 0.1%에도 못미치는 수준. 다만 신종플루는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생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바이러스여서 전파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독감 등 다른 호흡기 질환보다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폐렴 백신 맞아야 한다?

지난달 대구시내 유치원과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 폐렴 예방 접종이 크게 유행했다. 신종플루는 반드시 신종플루 백신을 별도로 접종받아야 예방할 수 있다. 폐렴 백신은 신종플루 예방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다만 신종플루로 의한 폐렴 등의 합병증 예방에는 일부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건강한 사람이 미리 폐렴 예방까지 한다는 것은 기우다.

-독감과 신종플루 구분은?

신종플루도 일종의 감기여서 증상 구분이 어렵다. 둘 다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발열, 기침, 인후통을 동반한다. 엄밀히 구분하자면 신종플루의 경우 증세가 심해지면 복통과 구토,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신을 하면 안 된다?

근거가 없다. 임신부가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고 해서 태아가 유산되거나 위험에 빠진다는 등의 소문은 의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뒤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한다고 해서 태아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소문도 낭설이다. WHO(세게보건기구)는 임신부인 신종플루 의심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도록 권하고 있다. 다만 임신부는 질병관리본부가 정한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보다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신종플루 안 걸리게 하는 보약은?

일부 건강보조식품과 보약들이 신종플루 치료와 예방 운운하며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다. 타미플루 성분에 중국산 팔각나무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를 과대포장하고 있는 것. 그래서 신종플루를 안 걸리게 하는 보약은 없다고 보면 된다.

-담배와 술은?

면역력을 저해하는 만큼 자제하는 것이 맞다. 이 참에 건강도 챙길 겸 담배와 술을 끊는 것고 괜찮을 것 같다.

-마스크는 꼭 착용해야 하나요?

마스크는 신종플루 예방과 확산 모두에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쓰는 것을 권한다. 건강한 사람은 예방 차원이고, 확진 환자나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은 확산 방지 차원에서 외출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신종플루에 걸리면 병원부터 가야 되나요?

건강한 사람들은 증세가 가볍다면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입원까지 할 필요가 없다. 임신부와 영유아, 노인은 신종플루 의심 증세가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천식 등 호흡기 질환, 간질환, 당뇨 등의 만성질환자들도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종플루 환자의 피를 수혈받으면 감염된다?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 아직까지 혈액을 통한 신종플루 감염 가능성은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종플루는 호흡기 질환이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주로 기침으로 나오는 작은 물방울, 신체 접촉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몸에 전파된 뒤 호흡기로 이동한다.

-신종플루 보험 혜택 있나요?

지난 8월 18일부터 신종플루 의심환자에 대해서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해주고 있다. 보험이 적용되면 검사비의 30~50%만 본인이 부담한다. 의심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전체 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전체비용은 13만원 선.

-백신이 없다던데, 국민 모두가 접종 가능한가요?

미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은 국민 대다수를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한 반면, 백신 생산시설이 없는 국가들은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십자에서 백신 생산에 들어갔으나 신종플루의 유행 강도에 따라 백신이 부족할 수도 있다.

정부는 일단 녹십자에서 생산된 것으로 단계적으로 접종을 하고, 내년에는 외국에서 구입하는 분량을 합쳐서 순차적으로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2월까지 확보 가능 물량으로 약 1천500만회분량이다.

-백신 언제, 누구부터 접종하나요?

백신 접종 시기는 11월쯤이며 국가에서 무료로 접종할 계획이다. 예방접종은 우선순위에 따라 정해진다. 접종 우선 대상자로는 전염병 대응요원, 아동·임신부·노인 등 취약계층, 초중고생, 군인 등이다. 정확한 접종 우선 대상자와 접종 순위는 9월 중 예방접종심의위원회 등 전문가 자문 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가을 신종플루에 대한 자세는?

신종플루는 전염력이 강할 뿐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은 감염되었는지도 모르고 치유될 수도 있다. 또 과거에 없던 타미풀루와 같은 치료약도 존재하고, 백신도 곧 보급된다. 신종플루를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친 관심과 걱정은 오히려 신종플루에 대한 오해와 편견, 심지어 공포만 양산시킨다. 올가을 신종플루가 지금보다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얻어 차분히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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