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낙찰가율 전반적 상승세…넉달째 80% 넘어

입력 2009-09-10 16:09:05

경기회복 기대, 대구 경매시장 꿈틀

부동산 경매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시중금리가 낮아진데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대구에서도 서서히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도 내집 마련을 위해 경매시장을 찾고 있다.

◆5월부터 낙찰가율 상승

최근 대구지법(서부지원 포함)에서 진행한 부동산경매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후 경매가 진행된 물건들은 당시 바닥의 부동산 경기를 반영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감정금액이 책정돼 '투자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부동산 투자 열기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경매 정보업체인 리빙경매에 따르면 대구지법이 진행한 아파트 경우 경매 물건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가운데 낙찰가율은 5월부터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까지 80% 이상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0월 79.3%로 떨어진 뒤 올 4월까지 70%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올 5월 80.8%를 시작으로 6월 88.5%, 7월 80.9%, 8월 83.8%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근린상가의 낙찰가율도 3월 54.8%를 기록한 뒤 4월 60.4%, 5월 58.8%, 6월 68.5%, 7월 72.4%, 8월 97.3%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리빙경매 하갑용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부산의 부동산 시장이 해운대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올랐는데 일반적으로 부산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1년 뒤에는 대구의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며 "또 수도권에 투기열풍이 불어 규제가 시작될 때쯤이면 대구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는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도 "현재의 부동산 경매 추세를 분석하면 대구의 부동산시장은 가격의 저점을 통과하는 시기로 이르면 올 하반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매물건은 감소세

대구에서는 서부지원(서구·달서구·달성군·성주군·고령군)에서 진행된 경매물건이 크게 줄었다. 대구본원(중구·남구·수성구·동구·북구·경산시·청도군·영천시·칠곡군)의 물건 수는 8월이 1월보다 16.9% 줄어든 반면 서부지원은 같은 기간 23.2%나 감소했다.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으나 7월부터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대구지법 부동산경매 진행 건수는 1월을 정점으로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 위주로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1월에는 397건이었으나 2월 350건, 3월 278건, 4월 277건, 5월 262건, 6월 294건, 7월 266건, 8월 250건으로 줄어들고 있다.

근린상가의 경우 물건 수가 크게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경산시 중방동의 근린시설과 대구 중구 대신동의 근린시설 등 대형집합건물의 상가가 호수별로 나눠 경매가 진행됐기 때문에 사실상 숫자만 늘어난 것이다.

◆여윳돈에 맞는 물건에 투자

경매는 유용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어렵게 모은 종자돈을 거는 투자인 만큼 자금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사례를 들어보자. A씨의 경우 예·적금을 찾고 주식을 처분하면 9천만원 정도의 여웃돈이 있다. A씨의 보유금액에 적합한 물건은 어떤 것일까? 전문가들은 A씨에겐 낙찰 예상가격 2억5천만원 이하의 아파트가 적당한 물건이라고 말한다. 주로 제2금융권에서 조달하는 경락잔금은 아파트의 경우 통상 70%선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 시세나 낙찰가를 기준으로 대출액이 결정되는데 2억5천만원에 낙찰받았다면 1억7천500만원은 대출로 해결할 수 있다. 대출금과 함께 A씨가 갖고 있는 돈으로 잔금을 내면 1천500만원 정도 남는다. 일반적으로 경매에 참여하려면 보유자금의 10~20%는 남겨둬야 한다. 취득·등록세를 내야하고, 대출설정, 등기 등에 추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집 수리비나 명도 이전까지 대출이자 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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