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들여다 보기] 지금 가요계는 '걸 그룹' 시대

입력 2009-09-10 14:44:24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2NE1, 브라운아이드걸스, 티아라, 포미닛, 에프터스쿨….'

요즘 걸(girl) 그룹 한두 개쯤 아는 체 하지 못하면 신세대 가요시장의 흐름을 놓치고 있다는 핀잔을 듣기 마련이다. 그만큼 가요계를 아이돌 걸 그룹들이 장악했다.

핑클, 쥬얼리, 베이비복스 등으로 맥을 이어오던 걸 그룹들은 2007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데뷔로 한층 확장됐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성공 이후 기획사들은 걸 그룹들을 쏟아내고 있고 이들은 속속 인기를 얻고 있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카라' '포미닛' '투에니원(2NE1)' '티아라' 등 걸그룹들은 공중파 가요 차트는 물론 인터넷 음원시장에서 다운로딩 차트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다.

요즘 인기를 얻는 걸 그룹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핑클, 쥬얼리 등이 여성적인 매력을 남성들에게 호소해왔다면 요즘의 걸 그룹들은 자신만의 개성으로 중성적인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2NE1은 가창력과 함께 독특한 패션 감각을 선보이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또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역시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음악성을 갖추고 자신만의 색깔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오빠 부대를 거느리는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여성 팬까지 확보하고 있다.

또 소녀시대, 카라, 티아라 등은 청순하거나 성숙한 이미지를 통해 남성 팬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예 걸 그룹 f(x)(에프엑스)도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에프엑스는 소녀시대 제시카의 여동생 크리스탈이 소속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단숨에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에 올랐을 정도다.

예전 걸 그룹들은 H.O.T, god 등 남성 그룹들에 비해 보조적인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은 아예 공중파 가요프로그램이 걸 그룹 특집까지 만들 정도로 가요계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문화적인 요소까지 결합돼 2NE1, 에프엑스 등은 해외 출신 멤버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걸 그룹들의 연령대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고등학생 수준의 나이가 대부분이고 중학생까지 걸 그룹으로 등장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섹시한 걸 그룹의 선두주자로 나선 셈이다.

한편 걸 그룹의 맏언니 격인 쥬얼리도 올가을 새 앨범 활동을 시작했다. 이래저래 걸 그룹들이 저마다 섹시미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보다 더 화끈한 화보, 보다 섹시한 춤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하지만 걸 그룹 일색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가요계가 걸 그룹의 댄스, 힙합 음악 일변도가 되면서 음악성 강한 가수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 또 자극적인 가사, 지나친 노출과 성적인 어필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비판에도 불구하고 걸 그룹들의 돌풍은 계속되고 있다. 이 바람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지켜볼 일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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