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친구처럼…쇳물만큼 뜨거운 사랑

입력 2009-09-10 10:29:17

포스코 포항제철소 '신우장학회'

포스코 포항제철소 철강맨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뜨거운 쇳물만큼이나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어 지역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봉사의 참된 의미는 남모르게 하는 것인데 대단한 일도 아니면서 이렇게 알려지는 것이 조금 불편하네요."

포항제철소 EIC기술부 사원들로 구성된 '신우장학회'를 이끌고 있는 채상준 회장은 괜히 부끄러워 했다. 포항제철소에서 가장 먼저인 1978년에 결성된 신우장학회는 당시 2만3천원의 기금으로 장학지원을 시작했다. 직원들은 이후 움직이는 찻집, 구내매점, 일일호프, 크리스마스 카드제작 판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장학기금을 조성해 나갔다.

30년 동안 소년소녀가장들에게 가계자금을 지원하고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학비를 지원했다. 또 이들은 단순히 장학금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가정을 수시로 방문해 학생들의 고민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멘토역할까지 하고 있다. 대부분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이들에게 신우회원들은 아버지와 어머니, 때로는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내며 정도 쌓았다.

지금까지 50여명이 신우장학회 장학금을 받고 중'고교를 졸업, 대학에 진학했거나 사회에 진출해 훌륭한 사회인으로 제몫을 하고 있다. 사회에 진출한 신우장학생 출신들은 가끔씩 회원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회사를 찾아와 고마움을 표시하곤 한다. 회원들은 어엿한 사회인으로 반듯하게 성장한 이들을 만날 때면 시집장가 보낸 자식들을 만난 듯한 행복감에 빠져들곤 한다.

채 회장은 "회원들 대부분이 그 당시 공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포항제철소에 입사한 때문에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으며 어려운 학생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장학회를 결성하게 됐다"면서 "학생들이 우리사회의 훌륭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을 보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신우장학회는 성적위주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일반적인 장학지원과 달리 가정형편을 우선시 하고 있다. 16명의 회원들이 지금까지 3천500만원가량을 장학금으로 지원했다. 신우장학회는 포항제철소가 문을 닫지 않는 한 장학지원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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