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을 하면 몸의 면역력이 강해져 신종플루 같은 병에도 저항력이 생길 거예요."
대구의료원의 황성수 신경외과 과장은 18년째 채식을 고집하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성인병 환자를 치료하면서 채식의 효과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9일 점심 시간. 그의 도시락에는 물에 불린 유기농 현미와 양배추, 왕고들빼기와 생땅콩, 참외가 보기 좋게 어울려 있다. 그야말로 '녹색 밥상'이다. 제대로 된 채식 메뉴를 찾기 어렵다는 그는 매일 도시락을 직접 싸들고 다닌다.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든 단백질 섭취를 위해서라도 가끔 육식을 병행해야 하는 것 아닐까? 황 과장은 "실제로 해 보면 안다"고 웃었다. 스스로 육식을 끊은 결과 아무 이상을 느끼지 못했단다. 오히려 그는 "일단 채식을 하면 3일만 지나도 자기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채식에 대한 개념이 전무하던 시절, 홀로 채식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았다. 황 과장은 "우리나라 문화가 채식에 대해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며 "회식 자리 때마다 곤욕을 치르기 일쑤였다"고 했다. 나물 반찬을 골라 먹었지만 그 속에 든 고기 때문에 배탈이 난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는 "그렇다고 채식을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자신의 의지에 달린 일"이라고 했다. 조문호기자
대구의료원 황성수 신경외과 과장이 9일 직접 준비한 채식 도시락을 먹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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