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이나 성경이나 속세민들엔 귀한 양식"
"스님이 웬 성경을…."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법보종찰 해인사 인근 집단시설지구에 가면 흰 수염을 휘날리며 항상 붓을 잡고 있는 기인(奇人)을 만날 수 있다. 서예 울력을 통해 불력을 쌓는 농산(農山·67) 스님이다.
농산 스님은 한자로 된 기독교 신구약 성경을 화선지에 10여년 간 붓으로 담았다. 화선지 94장에 깨알같이 100여만자를 써 병풍으로 만들 경우 96폭, 길이는 100여m에 달한다.
농산 스님은 지금까지 초발심자경문에서 화엄경에 이르기까지 불교 경전은 물론 명심보감, 소학, 대학, 맹자 등 각종 경서들을 화선지에 담아 왔다.
농산 스님은 "불경이나 성경 모두 속세민들을 위한 귀한 양식"이라며 "화엄경 60여만자를 쓰고나니 문득 100여만자에 달하는 성경이 떠올라 성경을 쓰게 됐다"고 했다.
스님의 속가 고향은 경북 성주다. 중학교 때 해인사로 수학여행을 오면서 불교에 귀의하기로 마음 먹었고 조부로부터 한학을 배워 어릴 때부터 지필묵을 가까이 했다.
농산 스님은 "한 글자만 틀려도 다시 써야 하는데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며 "화선지 70여장을 쓰고 나서 지루함을 느꼈지만 내가 택한 수행인 만큼 끝까지 매달려 완성했다. 마지막 글자를 쓰고 붓을 놓을 때는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고 했다.
합천·거창 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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