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백 김태영 선수, 농아인올림픽 사격 금메달

입력 2009-09-09 10:47:32

남자부 10m 공기권총 세계신기록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김태영(오른쪽)이 2위에 오른 김기현(경남 봉림중)과 함께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김태영(오른쪽)이 2위에 오른 김기현(경남 봉림중)과 함께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타이베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1회 농아인올림픽에서 한국사격대표로 참가중인 김태영(19·대구백화점·사진 가운데) 선수가 8일 남자부 10m 공기권총에서 예·결선 총점 673.7점을 쏴 농아인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종전 세계신기록은 1993년 불가리아 소피아올림픽에서 스티엔스트라 한(네덜란드)이 세운 670.6점이었으나 16년 만에 갈아치운 것. 김 선수는 입석중 3학년이던 2005년 1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20회 세계농아인 올림픽대회에서 남자부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에서 우승해 10m 공기권총 부문 올림픽 2연패를 했다. .

김 선수는 아버지 김복환씨(공군 원사)와 어머니 박점희씨 사이에서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중이염을 앓기 시작해 두살 때 청각장애 2등급 판정을 받았다. 해서초교 졸업 무렵 입석중 사격부 김재인 감독으로부터 사격부 입단 제의를 받고 사격을 시작했고 그의 인생 행로도 바뀌게 됐다.

청각장애인으로 사대에 서서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훈련을 계속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격려와 감독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급성장, 입석중 2학년 때 제34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권총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해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영진고 1학년 때 한때 슬럼프에 빠져 '노메달'로 방황의 시간도 있었지만 주변의 격려로 재기에 성공, 2·3학년 때 전국체전 등 6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처럼 장애인임에도 불굴의 의지로 좋은 성적을 거둬 2008년 대한민국 체육훈장 기린장을 수상했고, 피겨여왕 김연아와 함께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올해 영진고를 졸업하고 김선일 감독이 근무하고 있는 대구백화점 사격단에 입단해 제2의 사격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각종 국내 사격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김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진종오 선수에게 져 대표선수로 발탁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2010년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후배들을 지도하고 싶은 야무진 꿈도 가지고 있다.

대구백화점 사격단 김선일 감독은 "어릴 때부터 사격에 재능이 있어 집중적인 연습을 통하여 값진 결과를 얻었다. 이번 금메달을 통해 우리나라 농아인과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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