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저 러츠 지음/김이선 옮김/김영사 펴냄
한편의 수다스런 미국 시트콤을 보는 느낌이다. 도청, 뒷조사, 미행, 협박으로 사랑과 관심을 표현하는 한 사립탐정 가족의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 번째 남자친구와 헤어진 큰딸 이자벨은 어느 날 '언감생심 꿈도 못 꿔본 외모'의 청년을 새 이웃으로 맞는다. 훌륭한 외모, 완벽한 매너의 남자의 이름은 흔하고 흔한 '존 브라운'. 그녀는 사립탐정에게 흔한 이름은 재앙의 근원이라고 주절거리며, 그래도 '제임스 스미스'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단순한 호기심에 이 남자를 관찰하기 시작하지만, 알면 알수록 이 남자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심을 버릴 수 없다. "내 인생에 해를 끼치는 유일한 단점은, 모든 질문에는 답이 있으며 나는 그 답을 얻을 자격이 있다는 지나치게 강한 믿음"이라고 믿는 이자벨은 궁금증을 못 이기고 추리에 나선다. 남자의 집에 몰래 침입하는 것도 모자라 차에 위치 추적장치를 달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등 이자벨의 추적 행각은 도를 더해가지만 그의 정체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저자 리저 러츠는 데뷔작인 소설 '네 가족을 믿지 말라'가 전세계 23개국에서 발간돼 찬사를 얻고 있는 신예 작가. 매력적이고 치밀한 캐릭터와 재기발랄함이 돋보인다. 477쪽, 1만2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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