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비판에 주류-비주류 격돌…대부분 일찍 자리 떠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어수선한 당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냈다. 회의 시간이 10여분이나 지나 사회를 맡은 박은수 의원(비례대표)이 회의 시작을 알렸으나 의원들은 아랑곳않고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고, 일부 의원은 사회자의 회의 진행이 어려울 만큼 크게 웃으며 잡담했다. 이강래 원내대표의 인사말 중에도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어졌고 특히 정세균 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도중 입장해 회의 분위기를 흐트렸다.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 국정조사를 당론으로 결정하는 과정도 원활하지 못했다. 조경태 의원(부산)이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지난 1일 정기국회 본회의 개회식에서 김형오 국회의장 발언 때 자당 의원들이 소형 플래카드 시위를 한 것에 대해 "초등학생 수준도 안되는 퍼포먼스로 국민에게 '또 싸움하려 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받았다"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 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면서 당 쇄신 문제를 꺼내기도 했다. 조 의원의 강변에 일부 주류측 인사들은 "뭐야, ×××"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의총에 끝까지 자리한 의원 수는 30여명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4대강살리기에 딴지를 걸고 나선 데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중도서민' 이슈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선점 당한데 이어 차기 대권 흥행 카드의 하나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국무총리 지명으로 민주당은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기화로 주도권을 쥐려 했으나 국회 미등원에 따른 국민의 따가운 시선만 받았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영산강살리기를 원하는 광주전남의 뜻을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국민적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4대강 정비 사업 국정조사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지 않겠느냐는 풀이다. 선장없이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쪽배 신세란 자탄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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