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새벽 풍경들 그 속에 생명력이…

입력 2009-09-08 07:00:00

김성호 개인전 15일까지 아트지앤지

주변의 일상적 풍경을 소재로 한 야경과 새벽 풍경을 특유의 화풍에 담아내는 작가 김성호의 개인전이 15일까지 아트지앤지 개관 1주년 기념전으로 열린다. 영남대 출신의 김성호는 고금미술연구회 선정 작가로 현재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성호는 감성이 묻어나는 실제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다. 풍경은 길을 걷다 문득 마주치는 거리의 한 모퉁이 또는 가로수길, 항구, 도심을 질주하는 시내버스, 포장마차 등 다양하다. 늘 부딪치는 편한 일상 속에서 작가는 가슴 뭉클한 허전함과 야릇한 희망을 맛보게 한다. 그 작업은 밤과 새벽이라는 시간적 배경 속에서 가능해진다. 밤을 달려 숨가쁘게 오른 산의 정상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새벽 풍경. 막 잠을 깬 도시는 마치 거대한 생물체처럼 꿈틀거림을 시작한다. 김성호 특유의 거칠게 찍고 휘갈긴 듯한 붓질 속에서 그 꿈틀거림은 엄숙한 생명력을 갖는다. 그 생명력은 엄숙할 정도다. 도심 가로등 사이를 유유히 달리는 시내버스와 실내등이 퍼져나오는 포장마차마저 새삼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그가 그리는 빛은 시간 속에 흘러가는 역동성을 지녔다. 흐릿한 불빛 속에 캔버스를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르는 고가도로의 풍경은 어떤가. 마치 거대한 공룡의 몸뚱이를 바라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은 "대상의 형태를 변형하거나 왜곡함이 없이도 김성호의 그림은 신선하게 경험된다. 이유는 관습과 시각 질서 등에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독특한 각도나 약간의 개성적 해석을 도입함으로써 그림이 참신하게 접근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인 정호승은 "나는 늘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는 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서울에는 늘 불안과 이기와 소외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왔으나 김성호의 불빛은 나의 그러한 생각을 단번에 바꿔주었다. 서울에도 서정적 영혼의 아름다움이 있고, 그 아름다움이 바로 내 삶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했다. 053)426-3080.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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