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독주 與 대권구도 변화오나

입력 2009-09-07 09:56:39

'양산출마' 박희태 대표직 사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양산 재선거 출마를 위해 7일 대표직을 사퇴함에 따라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했다.

총리 후보에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발탁된 데 이어 여당의 간판도 정몽준 최고위원으로 바뀜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가 독주하던 여권의 대권 구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박 전 대표와 정 최고위원, 정 총리 후보자 등이 자연스럽게 차기 구도를 형성하면서 이재오 전 의원과 강재섭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등과 물밑 경쟁이 가열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2등을 한 정 최고위원으로서는 한나라당 대표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차기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10월 재보선과 정기국회 등 향후 정국에서 지도력을 발휘할 경우, 차기 주자로 바짝 다가설 수 있지만 자칫 추락할 수도 있어 '양날의 칼'이라는 평가다. 여권 주변에서는 '정몽준 체제'의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같은 여권의 역학 구도 변화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5일 귀국하면서 정 총리 후보자에 대해 '훌륭한 분'이라며 덕담을 건넨 데 이어 6일 정 총리 후보자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유정복 의원은 "그동안 대선 행보와 계속 거리를 둬 왔는데 총리와 당 대표가 바뀌었다고 (지금까지의) 기조가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10월 재보선에서도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조용한 행보를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잠행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정치권에서는 정-정 체제의 활동 여하에 따라 박 전 대표의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친이 등 주류 측이 지방선거를 앞둔 내년 2월쯤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여권의 권력 지형 변화에 나설 경우, 박 전 대표가 나서지 않을 수 없는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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