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영수 대주교 장례미사…사제 시민 6천여명 마지막 인사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9대 교구장 고(故) 최영수 요한 대주교의 장례식이 4일 거행됐다. 장례 절차는 4일 오전 9시 계산성당에서 열린 출관 예절로 시작됐다. 성가, 성수를 드리는 예식과 기도, 분향과 유가족들의 고인에 대한 마지막 인사 등이 끝난 뒤 운구 차량은 계산성당을 빠져나와 장례미사 장소인 대구가톨릭대 남산동캠퍼스 성김대건기념관으로 이동했다.
장례미사는 오전 10시부터 교구장 직무대행 조환길 주교의 주례로 한국 천주교 주교단 27명과 대구대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성김대건기념관에 들어선 최 대주교의 관은 일반 신자의 장례미사 때와는 달리 제대 쪽이 아닌 신자석을 향하도록 놓였다. 사제는 비록 고인이 됐지만 신자들을 위한 사제로서의 마지막 직무를 다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기념관 내 사제와 시민 3천여명이 장례미사를 함께했고, 입장하지 못한 신자 3천여명은 기념관 앞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장례미사를 지켜보며 봉헌했다.
대구대교구 하성호 사무처장이 최 대주교의 약력을 소개한 뒤 고인의 육성이 스피커를 통해 2분가량 흘러나왔다. 장례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평소 '그리스도와 함께'하고자 했던 고인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이어 오스발도 파딜랴 교황대사 대주교가 교황의 애도 말씀을 낭독했고, 교구장 직무대행 조환길 주교가 장의위원장으로서 인사를 했다.
하관 예절은 대구시 중구 남산동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내 교구성직자 묘지에서 치러졌다. 전날 오후 10시 계산성당에서 조환길 주교의 주례로 치러진 염습과 입관 예절에서 수의 대신 제의를 입은 최 대주교는 주교관을 쓰고 손에 묵주를 든 채 대주교 문장이 새겨진 향나무 관에 입관됐다. 관이 들어갈 묘지의 넓이는 3.96㎡(1.2평)이다. 묘지는 흙으로 봉분을 한 다음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에 석판을 덮게 된다. 따로 상석을 세우지도, 제단을 쌓지도 않았다.
대구대교구 관계자는 "일반 공원묘원의 묘지도 9.9㎡(3평)를 넘는 데 비하면 교회의 큰 어른이신 대주교의 묘역으로는 빈약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며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한 성직자들의 검소한 삶은 영원한 안식처가 된 묘지에서도 무언의 울림을 준다"고 했다. 이곳 성직자 묘지에는 대구대교구 초대교구장 안세화 주교를 비롯한 역대 교구장들과 100여명의 사제들이 묻혀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