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시장 2, 3년 후 공급 파동 올수도"

입력 2009-09-03 13:50:09

대구의 아파트시장이 앞으로 2, 3년 뒤면 공급 부족으로 매매나 전세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고, 특히 중소형의 경우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평형대별 양극화 현상도 우려된다. 부동산114 이진우 대구지사장은 "그동안 아파트 공급 물량을 분석해 보면 2011년 이후에는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또 다른 '시장실패'가 나타날 것"이라며 "공급자는 물론 수요자들도 이같은 시장의 흐름을 잘 살펴 투자(사업)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공급물량과 중소형과 중대형의 공급비율을 점검, 향후 대구 아파트시장의 동향을 알아봤다.

◆2011년 이후 공급물량 급감

대구지역 아파트시장은 2011년 이후 공급물량이 급감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예상된다. 2006년부터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증하면서 생겨난 공급우위의 시장은 각종 부동산 규제와 합쳐지면서 최악의 몇 년을 보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지역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한 요인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시장의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대구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2008년 3만여가구를 정점으로 입주 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간 연평균 입주물량은 1만8천여가구인데 반해 최근 입주물량은 크게 줄고 있다. 올해 1만5천여가구, 2010년 1만2천여가구로 입주물량이 줄다가 2011년엔 2천500여가구로 급감한다. 이마저도 공공부분을 제외하면 거의 없어 현재와 반대의 수급 불균형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일반 분양이 거의 없어 2011년 이후에는 자칫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수급 불균형

특히 중소형 아파트의 수급 불균형은 시장에 또 다른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입주물량 가운데 중소형 아파트인 132㎡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평형대별 수급 불균형이 예상되고 있다. 대구 전체 아파트 43만여가구 중에서 132㎡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84%이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2003년 이후의 경우 이 비율보다 높게 나타난 2003년(91%)를 제외하면 대부분 낮게 나타났다. 특히 올해와 내년은 각각 49%, 56%로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낮을 전망이다. 2003년의 경우 부동산시장이 극도의 침체기였던 2001년 전후의 분양물량이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 2002년부터는 그 비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2003년 이후 분양한 물량들이 입주를 시작한 2006년부터는 중소형의 비율이 60%대로 줄어든다. 이는 대구의 전체 중소형 물량(84%)과 비교하면 20% 정도나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중대형 위주의 아파트 공급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물론 대량의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권오인 자문위원은 "최근 몇 년 동안 주택업체들이 중대형 공급에 편중하는 바람에 중대형 미분양은 쌓여 있고 중소형의 경우 전세는 물론 매매물량까지 자취를 감출 정도"라고 말했다.

◆중소형 부족, 수성·달서구 더 심각

중소형 아파트 부족 현상은 수요가 많은 수성구와 달서구 지역에서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달서구의 경우 전체 아파트에서 132㎡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이 86%인데 반해 올해 입주 물량 중 132㎡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48%, 2010년은 45%로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수성구는 형편이 더 나쁘다. 수성구의 전체 아파트에서 132㎡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이에 반해 올해 입주 물량 중 132㎡ 미만은 20%, 2010년에는 18%로 급격히 줄어든다.

이처럼 전체 아파트 공급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평형대별 수급 불균형까지 겹쳐 지역 아파트시장에선 '평형대별 양극화'란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중소형의 부족으로 인해 중소형 전세가격은 물론 매매가격도 상승, 혹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중대형의 경우에는 미분양의 영향으로 아직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등세로 돌아선 중소형은 중대형과 달리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귀한 몸'이 될 전망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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