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숙경 시인이 첫 시조집 '파두'를 출간했다. 이숙경의 시는 어렵다. 그의 시가 어려운 것은 아마 시인의 내면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 연구나 비평의 주요 과제가 '판독'과 '제대로 된 이해'라면 이숙경의 시에 꼭 필요할 듯 하다.
시인은 '아무도 알지 못하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삶을 출발시키려 했던 무모한 동경으로 말미암아 외딴 곳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내면의 정체성을 발견하고자 몸부림쳤던 것이 내 시의 근원이다'고 말한다. 시집 '파두'에 묶인 시들은 시인의 내면을 드러낸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시인의 내면을 모르고 시를 알기는 어렵겠다.
'바다를 귀에 채운 파도의 아카펠라/ 두려운 그 음성 낮은 방을 휩쓸어/ 밤마다 엉킨 잠 풀던 스페인 세레나데// 낮이면 빛과 색에 부풀려진 망막/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우둔함 감추게 하고/ 인생의 시그널되게 하라 가혹하게 길들여져 (하략)' -천일의 아카펠라-중에서
시인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의 시를 바다에 비유한다. 바다는 비록 중력에 붙들린 존재이지만 자유롭다. 마구 몰아치는 파도, 어느 해안이든 거리낌 없이 치고 드는 파도가 이를 웅변한다. 시집의 제목 '파두'는 물결의 마루를 말한다. 89쪽. 7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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