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廣州)시가 성남'하남시의 통합 논의에 동참하기로 함에 따라 서울 바로 옆에 거대 도시가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이 이뤄질 경우 인구 130여만 명, 예산 3조 원대로 울산광역시보다 규모가 더 커진다. 이들 도시는 과거 광주군이란 한뿌리에서 출발해 1973년 성남시, 1989년 하남시로 각각 분리됐다는 점에서 통합의 공감대가 쉽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들의 통합 논의 과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3개 도시의 자치단체장들이 자리 욕심을 버리고 주민 이익을 맨 먼저 고려한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대엽 성남시장은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황식 하남시장은 "나 자신을 희생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뒤늦게 통합에 동참한 조억동 광주시장도 "내년에 출마하지 못하더라도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남시장과 광주시장은 인구(95만 명)가 훨씬 많은 성남시에 흡수 통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자기 자신을 내던지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이다.
그렇지만 이 지역에서 돌아가는 통합 분위기는 실망스런 모습이다. 통합 논의에 나선 경상북도 구미'김천'상주시의 경우 벌써부터 일부 국회의원, 자치단체장의 자리 욕심 때문에 뒷말이 무성하다. 모 국회의원이 통합시장을 노리고 있다거나 모 국회의원과 단체장은 자리가 없어진다며 미적거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들리는 바로는 3개 지역 주민들은 도시 규모를 키우면 더 잘살 수 있다며 통합 논의를 크게 반기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치권 인사들이 자신의 자리부터 먼저 따져보는 것은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큰일을 하려면 자기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비장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통합을 추진하는 인사들이 마음을 비우고 주민 이익과 도시경쟁력을 맨 먼저 고려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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