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투수 육성' '4강 진입' 다 잡겠다"

입력 2009-09-02 09:08:53

선동열 감독 복안

'투수진 육성과 4강 진입'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이 스스로에게 던진 화두다. 4위 자리를 두고 롯데 자이언츠, 히어로즈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가운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 남은 경기에서도 경험이 적은 투수들을 필승 계투조(정현욱, 권혁)와 섞어 투입하겠다는 것이 선 감독의 복안이다.

"믿을 만한 투수 1, 2명만 더 있으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인데….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와 (안)지만이가 빠진 공백이 크다. 4위 싸움이 쉽지만은 않다." 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만난 선 감독이 젊은 투수 발굴에 고민하는 이유다. 그는 "올 시즌뿐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얼굴을 찾아야 한다"면서 "마운드를 재편하려면 2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의 고정된 선발 투수진은 윤성환, 브랜든 나이트,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등 세 명뿐이다. 최근 박성훈과 새내기 박민규가 쏠쏠한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선 감독이 선발 요원으로 키우려 했던 차우찬의 성장이 더디고 배영수가 구위를 회복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시즌에는 남은 투수들로 꾸려나가야 한다. 선 감독의 절묘한 투수진 운용에 기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포스트 시즌 진출을 접을 생각은 없다. 올해 가을 잔치에 나가게 되면 삼성은 1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기록을 세우게 된다. 선 감독은 "우리와 롯데, 히어로즈 중 누구도 더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위권인 LG, 한화의 경우 나쁜 상태가 아닌 데다 두산과 SK의 2위 싸움도 치열해 남은 경기는 매 경기가 결승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의 4강 진입의 최대 고비는 다음주. LG와의 대구 3연전(9~11일), 롯데와의 사직 2연전(12, 13일)이 이어진다. 이번주에는 2, 3일 선두 KIA와의 대구 2연전과 6일 히어로즈와의 목동 1경기 뿐이어서 나이트, 윤성환, 크루세타로 이어지는 3인 선발 로테이션으로 갈 수 있지만 다음주에는 불가능하다. 정현욱, 권혁이 다소 지친 기색이어서 더욱 부담스런 일정이다.

선 감독은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안지만은 전력에서 일단 제외했고 4일쯤 2군 경기에 등판하는 구자운은 3경기 정도 던지게 한 뒤 1군 승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나이트와 윤성환은 LG전, 크루세타는 롯데전에 나눠 투입하고 박성훈, 박민규 정도를 사이에 선발로 내세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LG를 잡는 한편 롯데와의 정면 승부도 피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한편 1일 롯데는 KIA에 3대4로 패하고 히어로즈 역시 SK에 3대6으로 덜미를 잡혔다. 덕분에 이날 경기가 없었던 삼성은 4위 롯데와의 승차가 0.5경기로 줄어들었고 6위 히어로즈에는 1경기 차로 앞서는 행운을 누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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