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시즌 티켓 싸고 뜨거운 각축전
천하를 움켜쥐기 위한 위, 촉, 오의 싸움이 이보다 치열했을까. 프로야구 2009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가장 뜨거운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4위 자리다. 5위 삼성 라이온즈는 4위와 6위인 롯데 자이언츠, 히어로즈의 틈새에서 사투를 벌이는 상황. 어느 팀에 딱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것이 별로 없어 남은 경기 일정에 맞춰 어떻게 전력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4위 경쟁자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둔 팀은 히어로즈(21경기)다. 삼성과 롯데가 각각 16, 12경기를 남겨둔 점을 생각하면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가 된다. 한 발 앞서 있지만 잔여 경기 수가 적은 롯데로선 가장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징검다리 일정 덕분에 매 경기 총력전을 벌여도 손실을 회복할 시간이 있다.
위(魏)의 조조가 그랬듯이 롯데는 대세를 장악하기 위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5선발 로테이션을 고수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3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다고 선언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손민한, 이용훈을 제외하고 송승준, 조정훈, 장원준으로 선발진을 재편한 것. 경기가 드문드문 있어 가능한 전략이다. 다만 타선과 수비에서 경기 감각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촉(蜀)은 한(漢)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으나 인재 부족으로 고민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1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로 명예를 지키겠다고 벼르지만 믿을 만한 투수가 부족하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 안지만의 공백이 크다. 윤성환, 브랜든 나이트, 프란시스코 크루세타로 이뤄진 선발 투수진의 어깨가 무겁다. 다만 베테랑 양준혁이 이번주 복귀하는 것은 타선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웅크린 채 대세를 지켜보던 오(吳)처럼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다음주부터 승부를 걸 심산. 일정이 빡빡해 3인 선발 로테이션(이현승, 김수경, 황두성)을 일찍 돌리기는 쉽지 않다. 점점 힘을 키워갔던 오나라와 같이 히어로즈 타선은 갈수록 패기와 경험이 어우러져 위력을 발휘 중이다. 하지만 거포 클리프 브룸바가 7월23일 이후 홈런이 없는 등 오랜 부진에 빠져 있는 것이 고민거리다.
삼성에겐 2, 3일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대구 2연전이 고비. 이를 잘 넘기면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롯데는 매 경기 전력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고 히어로즈는 쉼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모두 선전을 벌인다면 결국 승부는 맞대결에서 갈린다. 삼성과 롯데는 두 번 더 만나고 히어로즈는 삼성, 롯데와 3경기씩 남았다. 누가 포스트 시즌행 열차에 올라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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