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불똥 서민환자에 튈라

입력 2009-08-31 10:52:33

공공병원 대구의료원 병상 대부분 격리치료용 배정

신종플루 환자가 급증하면서 격리병상 부족으로 의료 취약계층인 저소득 및 서민층에 불똥이 튀고 있다.

중증 감염자를 위한 격리병상 대부분이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에 집중돼 신종플루 환자가 급증할 경우 이곳의 저소득층 환자가 민간병원으로 옮겨야 해 애꿎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게다가 신종플루 치료를 위한 전문적인 격리치료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입원환자들과 교차 감염도 우려되고 있다.

대구시는 31일 현재 6개 거점병원에 520병상을 격리병상으로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이 중 77%인 400병상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에 집중돼 있다. 대구의료원의 전체 병상 수는 1천여병상에 이르지만 현재 리모델링 중이어서 실제 가동할 수 있는 병상은 470병상이 전부이고 대구의료원에 현재 입원한 환자만 420여명에 이르러 신종플루 환자를 위한 병상확보가 여의치 않다.

대구시는 대구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순차적으로 퇴원시킨 뒤 신종플루 환자를 입원시킬 방침이어서 저소득층 입원환자들만 값비싼 민간 의료시설로 옮겨야만 하는 처지다.

대구의료원 관계자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만 바라고 있다"며 "퇴원 환자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확보된 격리병상도 교차감염 등을 막기 위한 전문 치료시설이 태부족한 실정이다. 신종플루는 공기를 통해 급속도로 전염되기 때문에 격리병상과 공기 차단 및 정화 시설이 필요하다. 대형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은 대부분 만성 내과질환을 앓고 있어 신종플루에 취약하지만 음압유지격리병상이나 일반격리병상 등 전문적인 격리 치료 시설은 전혀 없는 것.

그러나 대구의료원의 경우 병실과 출구를 분리하는 등 일반 환자들과 접촉을 차단하는 게 전부인 형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 455곳 가운데 23개 병원을 한 모니터링 결과, 별도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의료기관이 7곳으로 조사대상의 30%에 달했다.

별도공간을 갖추고 있는 의료기관도 응급실이나 환자대기실, 격리진료실, 진료실 인접 독립공간, 다른 건물 등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격리시설이 미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확보된 병상을 모두 비우는 것이 아니고 신종플루 확산 정도와 입원 여부에 따라 가변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병상이 부족하다고 볼 순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 910만여명에게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전액 무료로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30일 "우선접종대상 1천336만명 중 의료·방역요원 100만명과 초중고생 750만명, 군인 66만명에게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65세 이상 노인과 임산부, 만 5세 이하 영유아 등 중증의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420만명 중 기초수급대상자에게도 보건소를 통해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주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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