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4명이 문연 커피 전문점 우려깨고 대박행진
28일 낮 12시 30분, 대구 달서구 월성동 학산종합사회복지관. 1층 현관에 들어서자 은은한 커피향이 가득했다. 갈색 양복 차림의 20대 남성, 마스크를 쓴 50대 아주머니 등 20여명이 일렬로 줄서 있었다. 줄은 현관에서 2층 계단으로 이어지는 귀퉁이의 작은 커피 전문점 '카페 웰리안'에서 시작됐다.
학산종합사회복지관의 김규봉(26)씨 등 지적 장애인 4명이 지난달 1일 개업한 테이크아웃 커피점 '카페 웰리안'이 당초 우려를 깨고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6㎡ 남짓한 커피점이지만 하루 평균 80여명이 이용하면서 복지관을 북적거리게 하고 있다. 또 카페 수입으로 다른 지적 장애인들의 직업자활개선 사업을 지원, 나눔의 행복도 실천하고 있다.
웰리안(welian)은 복지, 번영, 행복이란 뜻을 가진 welfare와 well-being의 합성어로 '행복을 나누는 모든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다. 규봉씨와 동료들이 만든 커피를 마시는 모든 사람들이 항상 행복하고 그 행복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었다.
웰리안은 다른 테이크아웃 커피점보다 가격이 70% 이상 싸다. 고급 원두커피 값은 1천원. 토스트, 생과일 주스도 1천∼1천500원이면 넉넉히 사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싼 가격에 비해 질이 좋다는 평가를 듣는다. 커피 원두, 토스트에 쓰이는 계란 등 모든 재료를 복지관 직원들이 시장을 돌며 신선한 것으로 엄선한다. 김씨 등 직원들은 지난 2개월간 복지관 관계자들과 모의 가게를 운영하면서 인사법, 주문법 등을 철저하게 익혔다. 검은색 앞치마는 물론 보건증까지 갖췄다.
이정인(27·여)씨는 "가격이 싸 맛은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일주일에 두세 번은 웰리안에 들러 커피와 토스트로 점심을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와 친구들은 웰리안에서 또 다른 내일을 설계하고 있다. 웰리안 운영으로 실력을 쌓아 개인 커피 전문점을 열거나 일반 커피전문점에 취업하는 날을 꿈꾸고 있는 것.
학산보호작업장 손성희 원장은 "웰리안을 통해 '장애는 불편할 뿐이지 노력과 연습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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