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한인 학생들 위해 대구지역 대학과 교류"

입력 2009-08-27 11:03:44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강영복 유즈노사할린경제법률대 총장 로봇·건축 등 한국 선진기술 학습 가능

"대구 지역의 대학들과 교류를 하면 사할린 한인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역사적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23일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 한인문화센터에서 마련된 '사할린 한인 위문 및 대구의 밤'에 참석한 강영복(65) 유즈노사할린스크 경제법률컴퓨터기술대학 총장은 "한국과 교류 협력 강화는 사할린 한인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천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유즈노사할린스크 경제법률컴퓨터기술대는 올해 동서대, 탐라대와 협정을 맺고 학교 간 교류를 확대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은 러시아에 비해 로봇기술과 건축, 컴퓨터 등에서 수준이 높습니다. 특히 대구의 대학들과 컴퓨터 관련 기술을 교류하게 되면 한인 학생들은 한국어와 수준 높은 학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유즈노사할린스크 경제법률대학은 사할린국립대학과 함께 사할린 내 종합대학 2곳 중 하나로 개방의 물결이 러시아에 휘몰아치던 1990년 강 총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다. 전기업체에서 일하다 1971년 유즈노사할린스크 임산전문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긴 지 17년 만이었다. 러시아 내에서 한인 대학 총장은 그가 유일하다.

"국가 교육과 학습 시스템에 굉장히 불만이 많았어요.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창의성도 부족했고,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직접 교육기관을 설립해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으로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강 총장은 "한국 대학들과 교류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현실은 만만치않다"고 털어놨다. "한국 대학들은 사할린 한인들과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습니다. 자매 결연을 맺기 위해 한국 영사관에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요."

한국에 대한 러시아 학생들의 관심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그의 고민 중 하나다. 대학에 한국어 강좌를 마련했지만 올해는 지원자가 없어 폐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러시아가 한·중·일 세 나라 중에서 심적으로 가장 가깝게 느끼는 국가가 한국입니다. 사할린과 한국의 교류는 서로 간에 역사적 인식을 넓힐 것이고, 양국 관계도 훨씬 가깝게 해 줄 겁니다."

사할린에서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