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의 인생 보너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윌리엄 새들러 /사이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자! 가장 좋을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인생의 후반, 그것을 위해 인생의 초반이 존재하나니."(로버트 브라우닝의 시 중에서) 윌리엄 새들러의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이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젊은 교수 신분으로 아프리카 사람들과 함께 기거한 때가 있었다. 그때 중년에 들어선 아프리카 남성들이 즐겁고 활기 넘치는 삶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며 나이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를 느꼈다.
우리들 대부분은 일찍이 스스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살 것이 분명하다. 그 삶에 대해 우리는 어떤 지도를 그리고 있는가? 조기퇴직으로 일찌감치 일자리를 잃고 몇 푼 안 되는 연금에 의지해 쓸쓸한 노후를 보내야 한다거나,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며 어른대접을 기대하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우울하다. 오랫동안 중년연구에 몰두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어느덧 중년이 되어 버렸지만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저자는 이 책을 위해 200여명의 40, 50대 성인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삶의 패턴을 살펴본 후 그 중 50여명을 12년간 추적해 마흔 이후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해 가고 있는지 조사하였다. 오랜 기간에 걸친 인터뷰와 분석 과정을 통해 20, 30대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더 활기차게 살고 있는 이들의 삶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삶의 원칙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삶은 마흔 이후 30년, 즉 인생에서 가장 긴 '서드 에이지'(Third Age)를 어떤 자세로, 어떤 삶의 방식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최종적인 모습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마흔 이후 자기 인생의 한복판에 위치한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광활한 미개척지 서드 에이지는 40대에서 70대 중'후반의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는 청년기인 제1연령기 때 학습을 통해 이뤄지는 1차 성장과는 다른 2차 성장을 통한 일종의 자기실현을 추구해 나가는 시기이다. 성인기 인생에 대한 우리의 지도는 아직 마흔 이후 30년을 다루고 있는 제3의 연령기를 아우르고 있지 못하다. 그런데 저자는 제3의 연령기의 코스를 완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끝까지 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칙은 중년의 정체성 확립이다. 칼 융은 "모든 성인들의 삶에는 어린이가 한 명 숨어 있다. 영원한 어린이, 늘 무언가가 돼 가고 있고, 결코 완성되지는 않으며, 끝없이 보살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교육을 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어린이가 있다"고 했다. 자기 내면의 어린아이를 다시 일깨우는 것이 궁극적인 성공의 척도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소명이라는 것이 융의 견해이다. 저자는 일의 개념을 직업에 국한시키는 것은 우물 안 개구리의 시각이라면서, 중년의 일에는 임금이 지불되는 노동 말고도 다양한 활동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한다.
경쟁적인 성공의 개념에 사로잡혀 젊은 시절을 보냈다면, 이젠 자신의 인생을 그릴 좀 더 넓은 화폭을 찾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지혜와 경력을 활용해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3의 연령기에 달한 대다수의 성인들이 2차 성장을 지속해 나가면서 다양한 차원의 베풂을 통해 창조적 균형을 이루는 법을 배운다면 그들은 보다 배려하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길에 앞장서게 될 것이다. 심리적'경제적으로 실패하고 좌절한 사람들이 새롭게 일어서는 다양한 사례들도 소개하고 있다.
"모든 야망이 좌절되더라도 우리는 의미 있는 새로운 목표를 추구해서 그것을 중심으로 자아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심리학자 미하이칙센트미하이)
삶은 아름답고, 희망은 늘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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