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팀 타율은 3위(0.278)다. 히어로즈, SK 와이번스와 더불어 팀 OPS(출루율+장타율)가 8할대를 넘는 세 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불펜이 강한 팀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 정도면 공격력도 수준급이다. 결국 선발 투수가 버텨준다면 어느 팀과 맞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2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이 공식이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시즌 중반 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로 브랜든 나이트가 영입될 때만 해도 기대가 크지는 않았다. 일본 프로무대를 경험해 동양 야구에 대한 적응은 문제되지 않아 보였으나 부쩍 성장한 국내 프로야구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미국 대표팀 선발 투수로 나서 4와 1/3이닝 동안 6실점한 적이 있어 더욱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선발 투수진이 흔들리던 삼성에서 나이트는 희망이 됐다. 4연속 선발승(평균자책점 2.88)을 거두며 윤성환과 함께 선발진을 지탱하는 축으로 자리잡은 것.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질주하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가 8월 들어 난조에 빠지면서 나이트의 존재는 더욱 빛났다. 네 번의 승리 가운데 두 번은 7이닝까지 버텨내며 불펜의 짐을 덜어준 것도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전날 롯데에 5대7로 패한 삼성은 26일 반격의 기회를 마련해야 했다. 더 이상 밀리면 4위 싸움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나이트는 선발 출격했다. 그는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를 절묘하게 섞어 7이닝 2피안타 2볼넷 8탈삼진으로 역투, 10대1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의 예봉은 나이트의 노련미 앞에 무뎌졌다.
좀처럼 식지 않는 삼성 타선은 마운드가 안정되자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잇따라 홈런포가 작렬하며 순식간에 롯데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1회말 강봉규(2타수 1안타 2타점)와 최형우(4타수 2안타 3타점)의 연속 타자 솔로 홈런이 터진 데다 손가락 부상으로 고생 중인 박석민(2타수 2안타 4타점)이 2회말과 5회말 우월 2점포 2방을 쏘아 올리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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