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화합과 통합이 우리의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즈음한 화해 기류를 언급하며 "갈등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을 위해 꼭 필요한 정치 개혁도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 했다. 곧 단행할 개각에서 지역'정파'이념을 아우르고,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국회의원 선거 제도 개편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에 화해와 통합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와 같은 이념 및 지역의 퇴행적 갈등을 안고서는 나라의 앞날이 어둡다는 반성의 물결인 것이다. 누구보다 여야가 상대에게 주문하는 형식이기는 하나 국민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온다. 국회를 격투장 삼아 국론 통합은커녕 국론 분열에 앞다투던 장본인들이기에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은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런 화해 무드의 진정성에 의문을 떨치지 못하는 국민들도 적잖다. 우선은 서거 정국을 의식해 화해와 통합을 얘기하고 있지만 결국은 또다시 지역주의 의존 정치로 회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어느 야당은 자기들 지지 기반 한복판에서 "호남 인사를 공직 사회에서 씨를 말린다"고 했다. 또 "4대 강 사업은 낙동강 사업이라 불러야 한다"고 지역감정의 외곽을 때렸다. 이런 뿌리 썩은 정치 의식이 하루아침에 바뀔지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다. 지난날 경험상 여차하면 손쉬운 지역주의 정치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인 것이다.
이 정부 역시 장관 몇몇을 호남 충청에 돌린다 해서 화합과 통합이 완성하는 것인지 더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도 '통합형 개각'을 선보였지만 반짝 이벤트에 그치고 만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보다 정치인들 마음에 웅크린 지역주의 수혜 의식을 털어 내야 한다. 진정한 화합과 통합은 말이 아닌 정치권의 실천의지와 행동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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