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학부모 교실] 이예식 교수 '영어영재 교육'

입력 2009-08-25 07:48:34

성적 위주 탈피 '언어적 창의성' 갖도록

이예식 경북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올바른 영어영재교육을 위해서는 시험 중심의 공부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예식 경북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올바른 영어영재교육을 위해서는 시험 중심의 공부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시대 부모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녀들의 영어 교육. 실제 영어 사교육비가 연간 5조~6조원이 넘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 열기는 뜨겁다 못해 지나칠 정도다. 이처럼 영어 교육에 집중하는 이유는 영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데 중요한 능력일 뿐 아니라 대학입시와 취직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를 영어 영재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번 주 '학부모교실'에선 초등학생 영어영재교육을 연구하고 있는 경북대 사범대 영어교육과 이예식 교수에게 그 방법을 알아봤다. 그는 "아이의 적성과 성격, 흥미에 맞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고 올바른 교육을 하면 누구나 '영어 영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험 중심 교육에서 탈피하라

이 교수는 "올바른 영어 영재교육을 위해서는 시험영어 교육에서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영어 교육이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영어로 분석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그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언어적 창의성'(linguistic creativity)을 아이들이 갖게 하는 것이 영어 영재교육의 핵심이라는 것. 그는 "영어교육은 영어시험만을 잘 보기 위해서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는 의사전달 수단이지 시험을 보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 영어로 의사전달을 잘하지 못 하면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에 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벼락치기 공부가 아닌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언어는 단시일 내에 정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몇 달 동안 특정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시키거나 혹은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어서 다니던 학원을 바꾸어 버리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나이에 맞게 공부시켜라

영재교육을 한답시고 높은 수준의 공부를 어린 자녀에게 강요하는 부모가 부지기수다. 이 교수는 이처럼 막무가내식 조기교육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의 나이에 맞는 공부법이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선 24개월 이전의 유아에게는 유아용 노래를 반복해서 들려주는 것이 좋고, 36개월 미만은 영어로 된 애니메이션을 듣고 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단다. 또 48개월 미만은 영어로 된 그림책을 보게 하고 읽어 주고 60개월 미만의 아이에게는 단어의 발음을 들려주고 그 단어에 해당하는 것과 연결 짓는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자와 언어의 연결에 대한 공부는 6세가 지난 뒤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자연스럽게 문맥에서 단어를 추출해 발음중심의 어학을 연습시킨다. 그리고 한번 익힌 단어들은 연이은 학습에서 반복 사용이 될 수 있게 학습자료를 제공한다. 이때 단순히 단어의 음과 철자를 연관 짓는 연습만 하지 말고 각 단어들이 갖는 음성적 유형(patterns)을 자각하게 연습시켜야 한다.

7~10세는 이해기능의 영어연습을 충분히 시키고 11세 이후 스스로 영어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준다. 학습자의 영어적 이해능력과 인지발달 단계에 따른 소재 및 주제의 흥미도에 맞춘 책을 적어도 주당 1권은 읽을 수 있게 한다. 12세 이후부터는 영어로 주어진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창의적 고등사고 표현을 할 수 있게 훈련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밖에도 수학, 과학, 역사, 사회, 예술 등 각 분야의 내용을 영어로 학습하고 관련 어휘를 습득하게 하거나 영어 일기 쓰기를 생활화하고 영어로 발표하는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영어영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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