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평화주의자 스콧 니어링

입력 2009-08-24 17:09:43

스콧 니어링은 근본주의자다. 100세 되던 해인 1983년 오늘 스무 살 연하의 헬렌 노드(헬렌 니어링)가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그는 전쟁을 반대한 평화주의자였고, 사회주의자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자본의 분배 문제 등 경제학을 가르치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관여하다 해직됐다. 이후 톨레도 대학에 근무하다 전쟁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내세워 또다시 해직됐다. 1917년 미국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려 할 때 반전 논문 '거대한 광기'를 냈다 스파이 혐의로 기소됐다. 배심원들은 연방법정에서 30시간의 논의 끝에 무죄판결을 내렸다.

그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자본과 노동' '전쟁, 자유, 평화' 등을 화두로 강연을 하며 수천 명을 흥분시킨 명연설가였다. 말년에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적 생활을 했다. 은둔과 노동, 절제와 겸손, 채식주의와 검소함으로 조화로운 삶을 살았다.

그는 "모든 계급사회의 밑바탕에는 '네가 일하고 나는 먹는다'는 원칙이 깔려 있다. 이 원칙은 사람들을 결합시키는 대신 뿔뿔이 떼어놓는다. 이 원칙은 협력의 반명제이다"며 계급사회에 저항했다.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이 어떤 것인지 실천적으로 보여준 인물이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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