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옷 50만원어치 카드로 '쑥' …60대 이상 구매력 급상승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 7층 아동복 매장. 이 곳엔 최근 1, 2년새 '새로운 큰손'이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인 큰손'이 어린 자녀를 둔 20대 후반~30대 아주머니들이었다면 '새로운 큰손'은 60대 이상 노년층.
새로운 큰손은 '손이 참으로 크다'는 것이 아동복 매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손자손녀들에게 주겠다며 한번에 50만원 어치 이상 아동복을 산 뒤, 즐겁게 신용카드를 내민다는 것이다.
대백프라자 '빈폴키즈' 매장을 담당하고 있는 진혜경 샵매니저는 "매장을 방문하는 60대 이상 노년 고객층은 손자·손녀를 위해 지불하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많다. 아동복 매장에서까지 60대 이상 고객층의 평균 객단가가 최근 급상승 중으로 실버들은 백화점의 모든 층에서 30, 40대 주부층에 이어 새로운 VIP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력을 갖춘 실버(Silver)들이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년을 즐겁게, 활동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식이 강해지면서 적극적인 소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각 유통업체는 노년층을 붙잡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 개발을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실버 파워
대구백화점 CRM(고객관계관리)팀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대백 멤버쉽 전체 회원중 60대 이상 회원은 전체의 6.5%다. 하지만 이 회원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1%. 수적인 점유비중보다 더 많은 소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실버고객들의 구매력이 만만치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백화점 VIP고객인 '애플클럽' 회원들을 들여다봐도 전체 회원중 60대 이상 회원은 20%에 이른다. 이 수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실버를 잡아라
경제력인 높아진 실버세대는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와 구매, 각종 문화공연 관람과 레저활동 등에 적극적이다.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거부하고 부부끼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면서 자신들만의 인생을 추구한다는 것.
때문에 각 의류 및 유통업체는 이들의 소비패턴을 연구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다.
흔히 엘레강스 코너라고 불리는 중년 숙녀복 매장에 50대 중반 이후를 위한 시니어층 상품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아예 50대 이후 고객을 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들도 등장하고 있다.
의류 사이즈까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마른 체형의 젊은 여성들을 겨냥, 4/4 혹은 5/5 브랜드만을 주로 만들던 숙녀복 브랜드들이 최근에는 6/6이나 7/7 등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실버 계층을 노린 것이다.
◆실버 소비는 무궁무진
설날 및 추석에 단일 선물상품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한국담배인삼공사 '정관장'의 홍삼정, 절편홍삼, 홍삼젤리, 홍삼캔디와 각종 비타민제, 건강식품 등은 실버들이 주력 소비계층이다.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10월이 되면 안마의자, 흙침대, 발맛사지기 등 건강보조상품의 매출이 급신장하는데 이 또한 실버들의 구매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백화점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최근엔 할머니들을 겨냥한 한방화장품 브랜드가 쏟아지고 있다. 대백프라자점에 입점해 있는 한방화장품 브랜드들 중 50대 이상 노년층을 겨냥한 상품 비율은 이미 60%를 넘고 있다는 것.
대구백화점 마케팅총괄실 구승본 실장은 "요즘 실버세대는 노년층으로 취급되는 것을 싫어하고 밝은 컬러톤이나 꽃무늬 등 다채롭고 화려한 제품을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 실버의 새로운 기호를 파악하는 것이 향후 유통업체들의 큰 숙제"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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