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서 협력 방안을 포용의 계기로 삼자

입력 2009-08-22 07:24:54

대구와 광주, 대구와 전주가 공동의 현안에서 서로 힘을 보태며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대구와 광주는 이미 지난달 의료산업발전 협약을 체결,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대구 유치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에 대구 의원 12명 전원과 광주 의원 8명 전원이 서명, 서상기 의원의 대표 발의로 9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가 내륙특화벨트 사업을 추진하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데다 여야의 텃밭인 대구와 광주가 손잡은 현안을 중앙 정치권이 무시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역 갈등의 상징이던 양 지역이 손을 잡아 현실적인 이득을 취하자는 발상이기도 하다.

또 가야문화권개발 사업에는 대구를 비롯해 경북과 전남, 경남의 10개가 넘는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한다. 가야국의 성장 기반이었던 지역이 힘을 합쳐 공동의 발전을 이룩하자는 협력 방안이다. 영호남 양 지역 일부 의원들은 대구-광주 고속철도를 비롯해 포항과 새만금을 잇는 고속도로를 건설, 양 지역의 사람과 물자의 교류를 활발하게 이루자는 제안을 내놓고도 있다.

국회와 지자체가 보여주고 있는 상생 시도는 아직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당장 중앙정부의 지원 결정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결정된다 하더라도 향후 대구와 광주가 스스로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의료산업발전 협약의 후속 조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 양 지역이 현안에 손을 맞잡자고 하는 시도 자체가 신선하고 반갑다. 영호남 화합이란 거창한 구호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낙후되고 찌들린 지역 현실을 벗어나자는 노력에 박수를 치지 않을 시도민이 얼마나 될까.

일련의 이런 협력 방안이 배타와 폐쇄로 클로즈업되는 대구와 경북의 모습을 포용과 열린 자세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구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포용과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포용은 남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남에게 인정받는 반사이득을 가져온다. 대구 사람이 광주시의 주요 자리에 발탁되고 광주 사람이 대구의 공직을 맡아 서로의 지역 발전에 앞장선다면 그 자체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 아닌가. 대구경북과 광주전남의 정치권과 지자체가 시도하는 상생 협력 방안이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