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건설비·접근성 등 全부문 가덕도 압도

입력 2009-08-20 10:00:43

동남권신공항의 후보지 최종 선정을 앞두고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남 밀양이 건설비용과 접근성, 안정성, 환경성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가덕도에 비해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입지 여건, 밀양이 가덕도 압도=21일 경남 밀양시청에서 열리는 국제세미나에 참가하는 공항 전문가들은 내륙공항 후보지인 밀양이 건설비용과 접근성, 공항의 영향력 등에서 해상에 건설될 가덕도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후쿠오카 아시아도시연구소 치샤키 다케시 이사장은 내륙공항은 ▷건설 비용이 저렴하고 ▷복수의 접근 경로가 가능하며 ▷공항의 영향력이 전방위적인데 비해 해상공항은 재확장이 용이하지만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바람과 파도 등 자연환경의 제약이 크며 ▷접근 경로가 제한적이고 ▷공항의 영향력이 반원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황인식 ㈜우신기술단 ESD연구소장은 안전성과 경제성, 환경성, 접근성 등 모든 면에서 밀양이 가덕도에 비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밀양은 김해공항의 공군 부대를 이전할 필요가 없지만, 가덕도는 공군부대를 이전해야 해 군사·안보적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진입 표면에 가덕수도가 있어 높이 45m 이상의 대형 선박 운항시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남해안 주요 항구와 신항의 입출항 선박을 제한해야 한다. 부산해양항만청에 따르면 가덕수도는 지난해 말 현재 1만t 이상의 대형선박이 1천685척이나 입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의 충돌 가능성도 가덕도가 높다. 밀양은 활주로가 낙동강과 평행을 이루기 때무에 조류 충돌 위험이 적지만 가덕도는 낙동강 하구 철새서식처와 가깝고 항공기 이착륙 방향과 철새 이동 경로가 같아 충돌 위험이 크다.

소음영향에 따른 주민 이주 문제와 산림 훼손 등 환경 문제도 차이가 난다고 황 소장은 분석했다. 밀양은 산지 훼손이 불가피하지만 토사를 성토용으로 활용할 수 있고, 후보지 주변의 소규모 마을은 복합물류단지나 첨단산업단지, 공항도시 등으로 조성하면 된다는 것. 가덕도의 경우 대규모 매립으로 인한 해양오염이 불가피하고, 가덕도 동쪽 해상의 자연환경보전지역과 생태계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의 피해가 우려될 뿐만 아니라 문화재보호구역 현상변경과 군항보호구역 해제 등 넘어야 할 벽이 많다고 밝혔다.

◆접근성이 최우선 고려돼야=국제공항의 입지 선정에서 가장 고려돼야할 요인은 '접근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항공 수요와 네트워크, 이용자의 편리성, 환경, 안전, 지역 진흥, 사업성 등의 등 입지 선정 평가 항목은 '접근 편리성'과 직결돼 있다는 것. 접근성이 높을수록 이용이 편리해지고 항공 수요가 높아지며, 이는 곧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치샤키 이사장은 "국제공항의 입지 선정을 위해서는 항공 수요와 공항 이용자의 편리성이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하며 지역 경제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곳에 들어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동남권신공항 후보지인 밀양과 가덕도는 접근 편의성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밀양은 경부선과 동남권 내륙순환 고속도로망, KTX신공항역,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 방사형 교통 요충지로 접근성이 뛰어난 반면 가덕도는 가덕대교가 유일한 이동 통로다. 반경 100km 이내의 도시 인구도 밀양은 1천200만명에 이르지만 가덕도는 923만명에 그쳐 276만명의 차이가 난다. 가덕도는 창원과 부산, 마산 등과 30km 안팎 떨어져 있지만 진주와 울산 등과는 70km 이상 떨어져 있다. 반면 밀양은 창원은 20km 이내, 마산 26km, 부산 36km로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울산과 대구, 진주, 경주 등과도 55~68km 밖에 떨어지지 않은데다 도로도 발달돼 접근성이 좋다.이는 항공수요와도 직결된다고 황 소장은 주장했다. 그는 "밀양의 경우 2025년 항공수요가 연간 2천189만1천명에 이르지만 가덕도는 1천937만명으로 밀양보다 252만명이 적어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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