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도움 요청하지만 꼭 보답할 자신있어요"
"저를 도와주시면 정말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김태호(가명·17·대구 북구 복현동)군은 씩씩한 목소리로 큰소리쳤다. 태호는 "지금 가정형편이 어려워 잠시 세상에 도움을 청해야 할 입장이지만 꼭 성공한 사회인이 돼 갚을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태호는 대학경영학과 진학을 꿈꾸는 고교생이다.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고, 넉살 좋은 성격이다. 영업직으로 성공해 억대 연봉의 세일즈맨 신화를 이루는 포부를 갖고 산다.
태호는 고교 2학년이 된 후 학교 등록금과 급식비, 보충수업비 등을 한 푼도 내지 못했다. 학교에 밀려 있는 미납액만 165만원이다. 며칠 전 북구청 직원들이 태호의 딱한 소식을 듣고 1·2학기분 등록금을 지원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아직 내야 할 돈이 80만원이 넘는다.
태호네는 아버지가 지난해 11월 입원하면서 형편이 급격히 악화됐다. 엉덩이에 작은 종기가 계속 덧나고 고름이 나는 등 재발이 계속되면서 4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지게 됐고, 그 때문에 결국 직장을 잃었다. 당초 빚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금세 불어 가정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2년 전 할머니 수술비로 낸 빚과 아버지의 입원비 마련을 위해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 태호는 "요즘도 빚을 독촉하는 대부업체 직원들이 집으로 찾아온다"며 "어머니가 버는 60만원의 일용직 월급으로는 이자를 갚기도 힘들다 보니 월 25만원 하는 월세가 10개월이 밀려 있고 상하수도, 전기료 모두 연체 상태"라고 했다.
최근에는 아버지가 일용직 일자리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지만 태호는 걱정이 앞선다. 아직도 무리해서 일을 하다 보면 피고름이 나오는 상태라 붕대를 두껍게 감아야만 겨우 바깥 출입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태호는 "복지 사각지대에서 지원받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말했다. "힘든 학생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고 싶어요. 제가 당해보니 그 설움을 알겠더라고요."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김태호군에게 희망을 나눠 주실 후원자를 찾습니다. 매달 몇 천원이라도 고정적으로 기부를 해 주실 분은 희망나눔 캠페인 홈페이지(hope.daegu.go.kr)에 신청하거나 대구시청 자치행정과(053-803-2823)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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