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타선 삼성, 다시 5위로

입력 2009-08-14 09:13:55

히어로즈 원정 0대5 져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 배영수가 3회말 1사 1, 3루 때 히어로즈 클리프 브룸바와의 대결을 앞두고 박성훈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 배영수가 3회말 1사 1, 3루 때 히어로즈 클리프 브룸바와의 대결을 앞두고 박성훈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배영수도 한 때는 저랬는데….' 삼성 라이온즈 타선은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선발 등판한 히어로즈의 투수 황두성에게 철저히 막혔다. 반면 2006년까지만 해도 강속구를 뽐냈던 삼성 선발 배영수는 경기 초반 집중타에 무너졌다. 황두성의 구위에 압도된 삼성은 0대5로 패하며 KIA 타이거즈를 꺾은 롯데 자이언츠에 하루만에 4위 자리를 내줬다.

배영수는 국내 최고 우완 투수로 꼽히던 선수였다. 빠른 공은 시속 150㎞를 넘나들었고 140㎞에 육박하는 고속 슬라이더까지 장착,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눌러버리곤 했다. 2005, 2006년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내리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에이스 배영수의 공이 컸다. 하지만 2006시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로는 강속구를 잃어버렸고 고난이 이어졌다.

이날 배영수가 최대 5이닝 3실점으로만 버텨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 당초 삼성의 계산. 불펜이 우세하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시나리오였다. 삼성은 14~16일 탄탄한 선발 투수진을 앞세워 선두를 질주 중인 KIA 타이거즈와 대구에서 3연전을 갖기 때문에 히어로즈전에서 승수를 벌어둘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배영수가 초반에 무너지는 바람에 삼성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삼성은 두 번째 투수 박성훈이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3와 2/3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맞고 삼진 5개를 잡으며 1실점으로 역투했다. 8월 들어 이날까지 9와 1/3이닝 동안 1점만 내준 셈이어서 남은 시즌 불펜에 큰 힘이 될 전망. 폭투가 빌미가 돼 5회말 1점을 빼앗기긴 했으나 3회말 1사1, 3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는 등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박성훈 이전에 배영수가 이미 4점을 허용한 뒤였다. 배영수(2와 1/3이닝 5피안타 4실점)는 채 3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1회말을 삼자 범퇴로 처리할 때만 해도 호투가 기대됐으나 2회말 고비를 넘는 데 실패했다. 연속 안타와 볼넷 등으로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뒤 강귀태, 권도영에게 잇따라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구위는 괜찮았으나 직구를 받아치는 히어로즈의 노림수에 당했다.

반면 히어로즈 선발 황두성은 8이닝 동안 안타 5개만 맞고 삼진 9개를 엮어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예전의 배영수처럼 황두성은 묵직한 직구가 주무기인 투수. 마무리 투수로 뛰다 선발 투수로 전업, 이날 시즌 세 번째로 선발 등판한 황두성은 직구를 자신있게 뿌리며 힘으로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 삼성으로선 과거의 배영수가 더욱 생각나는 경기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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