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60억…종자 로열티를 아껴라

입력 2009-08-13 10:24:49

장미 난초 국화 딸기 등 수십억씩 해외로

구미지역 화훼농가들은 외국에서 육성한 품종인 스프레이 국화 모종 1포기를 구입하면 15~20원의 로열티를 내야 한다. 1ha에 국화를 재배할 경우 2천만원이 로열티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경북에서만 국화 로열티로 한 해 2억원이 나간다.

장미는 1포기당 1천~1천500원 정도의 로열티를 물고 있다. 구미화훼시험장 관계자는 "국화는 대부분 네덜란드와 일본에서 육성한 품종이고 국산품종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로열티가 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과 청도에서 재배하는 딸기는 '장희' '육보' 등 일본산 품종이 6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 몇년 뒤 이들 품종에 대해 수십억원의 로열티(기술특허 사용료)를 내야 한다. '종자 특허'를 보호하기 위해 1998년 발효된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 협약에 따른 것이다.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성주과채류시험장 관계자는 "딸기는 수년 뒤부터 매년 30억~40억원의 로열티를 내야 한다"며 "로열티 부담이 농가의 생산비를 높여 소비자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식물품종 로열티로 외국에 지불해야 할 액수는 한 해 평균 160억원에 이른다. 품종별로는 대부분이 외국산인 장미 76억원, 난초 27억원, 국화 10억원, 카네이션 5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현재 로열티를 지급하는 품종은 180여종에 이르지만 로열티를 받는 것은 10여종에 불과하다. 2007년 기준 국내 품종 보급률은 장미 4.4%, 딸기 35%, 국화 4.5% 등이다.

이에 따라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식물품종 로열티를 내지 않고 농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종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경산 와촌 소월리 대경포도원에서 농촌진흥청과 공동 육성한 신품종 포도 '홍이슬'과 '흑구슬'에 대한 현장 평가회를 가졌다. 구미화훼시험장도 최근 칠곡군에서 스프레이 국화 '브라운 앤디'와 '예스라인' 등 국내 품종육성기관에서 개발한 9가지 국화 품종에 대한 평가회를 가졌다.

농업기술원은 이 밖에도 칠곡군 등 6곳의 농가에서 신품종 국화를 시범재배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보급 면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구미화훼시험장은 지난해까지 모두 11개의 품종을 육성했고, 올해에도 2, 3가지의 새로운 품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성주과채류시험장도 딸기의 국산품종 2종 개발을 끝내고 다음달 국립종자원에 생산 판매 신고를 한 뒤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경북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비싼 로열티 부담을 막으려면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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