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반 최형우 등 타선 폭발…히어로즈 9대4로 눌러
에이스라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위기에서 무너지면 동료들도 덩달아 흔들릴 수밖에 없고 경기 흐름도 깨어진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서 투수진 운용에 숨통을 틔워주는 것도 에이스의 역할.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히어로즈전에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로 나선 윤성환의 투구 내용은 에이스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삼성 코칭스태프는 윤성환의 구위가 가장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월 윤성환이 5경기에 나서 3승을 거둘 때만 해도 그가 새로운 에이스가 되리라는 기대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5, 6월 11경기에 등판한 윤성환은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탓에 2승, 평균자책점 6.07로 부진에 빠졌다. 선발 투수진은 중심을 잃었고 힘든 승부가 이어졌다.
7월 윤성환은 상황을 반전시켰다. 5경기에서 4승(평균자책점 1.78)으로 역투,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잘 던지다가 위기를 만나면 순식간에 무너지던 모습도 사라졌다. 윤성환은 여세를 몰아 12일 경기에서도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시속 145㎞의 묵직한 직구에다 낙차 큰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7이닝 동안 몸에 맞는 공 2개만 내준 채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4강 진입을 노리는 삼성은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4위 롯데 자이언츠에 0.5경기 차로 뒤져 있어 이날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부담이 큰 경기였지만 윤성환은 에이스의 임무를 완벽히 해냈다. 경기 후반에 타선까지 힘을 내면서 삼성은 9대4로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 이날 KIA 타이거즈전에서 롯데가 0대2로 패하면서 삼성은 닷새 만에 4위 자리를 탈환했다.
특히 윤성환은 경기 초반 수비 실수로 맞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점이 돋보였다. 1회말 1사에서 이숭용의 2루타성 타구가 나온 순간 좌익수 최형우가 어설픈 펜스 플레이로 이숭용을 3루까지 보냈으나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또 2회말 최형우가 강정호의 평범한 타구를 놓치는 바람에 무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과 내야 땅볼 2개로 처리했다.
이날 히어로즈와 달리 삼성은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0대1로 뒤지던 7회초 히어로즈 우익수 송지만과 중견수 이택근이 김상수와 강봉규의 안타성 타구를 바로 잡으려다 뒤로 빠트리고 유격수 강정호가 직선 타구를 놓치는 틈을 타 3대1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최형우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 승기를 잡았고 8회 5안타로 4점을 더해 히어로즈를 침몰시켰다.
잇따른 기회를 놓치며 6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타선은 경기 후반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덕분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최형우는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수비 실수를 만회했고 김상수(4타수 3안타 1타점), 강봉규(5타수 4안타 3타점), 박석민(5타수 4안타)도 윤성환의 승리를 거들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2일 야구 전적
삼 성 000 000 441 - 9
히어로즈 000 010 030 - 4
▷삼성 투수=윤성환(11승) 차우찬(8회) 정현욱(8회) ▷히어로즈 투수=마일영 김영민(7회) 강윤구(7회) 배힘찬(8회) 임창민(9회) ▷홈런=클락(8회 2점·히어로즈)
KIA 2-0 롯데(광주)
SK 6-3 LG(문학)
두산 10-5 한화(잠실)
■13일 선발 투수
삼성 배영수 - 히어로즈 황두성(목동)
KIA 이대진 - 롯데 송승준(광주)
SK 이승호 - LG 봉중근(문학)
두산 니코스키 - 한화 김혁민(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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