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이 그리워? … 신창원 또 소송

입력 2009-08-13 00:41:29

청송3교도소 상대로 행정소송…서신불허 위자료 달라

"골치 아프네요. 아무리 바깥 세상이 보고 싶겠지만…."

'탈주범' 신창원(42)씨가 잇따라 소송을 제기, 교도소와 법원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디스크 진료 요구를 묵살했다는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던 신씨가 이번에는 자신이 수감된 교도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대구지법은 신씨가 10일 자신의 서신 5통에 대해 아무런 이유없이 수·발신 불허처분을 했다며 청송제3교도소장을 상대로 서신 수·발신 불허처분과 정보비공개처분취소 및 위자료(150만원) 청구소송을 냈다고 12일 밝혔다.

대구지법에 따르면 소송의 발단은 지난 5월 청송제3교도소장이 신씨에게 온 편지 2통과 신씨가 밖으로 보내려 했던 편지 3통 등 모두 5통의 서신에 대해 수·발신 불허처분을 하면서 시작됐다. 마음이 상한 신씨는 2개월 뒤 교도소에 서신교부 및 발송불허대장, 불허사유 등의 정보 공개를 청구했고, 교도소는 교정사항 및 의사결정 과정, 개인 사생활 비밀 및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일부 정보만 공개하면서 맞섰다. 이에 신씨는 "3개 언론사에 보내려 했던 서신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온 편지까지 교도소가 일방적으로 막는 것은 위법인데다 그 이유를 교도소 측이 공개하지 않아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신씨의 잇단 소송에 교도소와 법원 측은 '죽을 맛'이다. 교도소 측은 "신씨가 바깥 나들이에 재미가 든 모양이지만 신씨를 한 번 법정에 세우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드는지 모른다"고 혀를 찼다. 지난달 22일 대구지법에서 민사재판을 받기 위해 나타난 신씨의 호송을 위해 10여명의 교도관과 법원 경비대 5명이 철통 경비를 서야 했다.

법원 한 관계자는 "신씨가 자꾸 대구지법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탈주를 위해 법원의 내·외부 구조를 익히려는 목적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신씨는 절도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1997년 1월 부산교도소를 탈옥한 뒤 2년 넘게 도피 행각을 벌이다 1999년 7월 붙잡혀 22년 6개월의 형이 추가됐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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