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타워, 의료산업 전문가에게"
의료계는 물론 경제계, 학계 등은 대구 신서 첨단의료복합단지가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침체된 지역 분위기를 바꾸고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성장동력화하기 위해선 출발부터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단지 운영주체인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가칭) 구성과 인프라 조성 초기단계에서 의료계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운영주체 구성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기에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선 아시아 최고 의료클러스터이자 첨단의료단지인 일본 고베 첨단의료진흥재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단지의 사실상 책임자는 다나카 고이치 부이사장. 그는 교토대학 총장을 지낸 세계적인 의료인이자 고베, 오사카, 교토 등 간사이 지역의 의료계 대부다. 재단이 간사이 지역 연구그룹과 연계협력시스템을 만들어 연구파워를 키우고 있는 것은 그의 역량과 전문성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재단과 호흡을 맞추는 고베시 의료산업분야 실무 책임자도 다년간 이 분야에 몰두하면서 전문성과 자율성을 갖고 열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다나카 고이치씨와 친분이 두터운 영남대 의대 김홍진 교수는 "고베 재단처럼 관계기관들의 의지와 협력, 전문성이 없으면 신서 의료단지가 초기 2, 3년간 난산을 겪을 것이다. 문제는 운영의 묘"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의료단지가 성공하기 위해선 내부 시스템, 즉 컨트롤 타워부터 잘 구성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한구 국회의원(한나라당)은 설립준비추진위원회나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책임자나 책임자급으로 ▷중앙정부 특히 보건복지기관들과 네트워크가 강하고 ▷대구의 건강산업도시 구상을 잘 이해하는 전문성 ▷소신과 실천력 있는 인사가 선임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료계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전문 인력도 국내는 물론 해외 전문가까지 초빙해 구성하고 시도와 지원기관의 책임자급 실무 파트너도 의료단지가 안착할 때까지 적어도 3~5년간은 의료단지 조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열정을 가진 인물을 인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 대학 병원장은 "재단 등의 책임자는 차고 앉아서 전력투구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이름만 갖고는 안 된다. 현장에서 많은 일들을 직접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얼굴마담성 인물이어서는 사업추진에 차질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료계의 역할
지역의 한 연구기관장은 "한때 서울의 대형 병원이 대구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지역 병원들은 '결사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의료관련 연구소, 기업이 들어오고 의료단지 사업이 본격화되면 의료계가 '우물안 개구리식' 사고부터 버리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며 "의료단지 유치로 의료계가 과실챙기기에 몰두하거나 자중지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걱정스런 지적을 하고 있다.
첨단의료단지가 들어서고 연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의료계도 지금과는 다른 역할이 요구된다. 의료기관이나 병원마다 특성 있고 강점이 있는 분야에 연구개발사업 연계를 집중시키고, 또 의료기관 간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과 제품사업화를 위한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김제형 대구시의사회장은 "병원마다 특성 있는 분야를 집중시켜 연구개발사업을 하고 병원에서도 다른 지역과 연계하거나 해외에서까지 석학을 영입해 병원과 의사의 질을 높이고, 기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료기기, 의약품, 의료서비스 등에서 연구개발 성과물을 빨리 내고 또 제품사업화를 위한 아이디어 발굴과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에도 지역 의료계와 기관들의 역할이 요구된다.
이두진 영남대의료원장은 "병원·연구기관끼리도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각 기관의 장단점을 파악, 역할을 분담하고 산업적 측면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단기에 성과물을 낼 수 있기 위해선 공급자이자 수요자이기도 한 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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