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금리인상 저울질?…저금리시대 막 내리나

입력 2009-08-12 08:41:31

돈 빌린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금리가 올라갈지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인상을 내비쳤다. 초저금리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금리 인상은 큰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다.

◆금리 오르나

3분기 경제 회복 속도와 물가 상승폭이 예상을 뛰어넘으면 한국은행이 4분기 들어서는 금리 인상을 검토할 전망이다.

이성태 총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은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3분기에 몇 달 동안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면밀하게 관찰해보겠다"라고 말해 3분기 경제상황에 따라 금융완화 기조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추정치인 전기 대비 2.3%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3분기와 4분기에도 전기 대비 성장률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경제 성장세가 예상을 넘어서면서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물가 상승을 자극할 경우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점도 금리 인상 검토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요인이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이 작년까지 4∼5년 동안 굉장히 많이 올랐지만, 최근 몇몇 나라의 주택가격이 10~20% 내리는 동안에도 우리나라는 별로 내리지 않았다"며 "지난 2∼3개월 동안 나타난 주택가격 회복 기미가 다른 투기심리를 자극하는 쪽으로 확산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금리, 언제 오를까?

NH투자증권은 이르면 4분기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의 신동수 애널리스트는 11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경기 개선 기대 강화되는 등 3분기 경기결과에 따라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3분기 경기지표 결과가 예상보다 견조한 회복 흐름을 보인다면 이르면 4분기에도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실행될 수 있다"고 했다.

SK증권도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1일 "한은 총재가 '3분기 몇 달간의 경제상황을 지켜보고…'라고 언급했으므로 상황파악이 끝나는 11월에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정공법으로 특수조치를 거둬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론을 제기하는 쪽도 있다.

삼성증권은 8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총재는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지만 연내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증권 남우도 애널리스트는 11일 "3분기 경제 환경이 한국은행의 예상대로 나쁘지 않더라도, 4분기 이후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경우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인지 미지수"라며 "연내 인상은 어렵다"고 예상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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