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한달에 한번꼴로 병원에 실려가거든요. 다른 소원은 없고 엄마가 빨리 낫기만 하면 좋겠어요."
김재영(가명·15·수성구 만촌동)양의 엄마는 호흡기 장애를 않고 있다. 2년 전부터 시작된 병은 낫기는커녕 점점 심해져 요즘에는 24시간 산소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그것도 모자라 한달에 한번 이상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기 일쑤다.
엄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가정은 엉망이 됐다. 아빠가 하던 작은 사업은 엄마 병이 심해지면서 아예 접어야 했다. 엄마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늘 옆에서 지켜야하는 처지여서 아빠는 일자리를 가질 수도 없다. 생활비는 정부에서 지원받는 46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가 전부다. 이마저도 25만원의 월세를 내고 나면 20만원이 남는다. 아빠는 여기저기 돈을 꿔 병원비를 감당하지만 힘들어하는 눈치다.
집안 형편 이야기를 하던 재영이는 훌쩍훌쩍 눈물을 보이기 시작하다 끝내 엉엉 울어버렸다. 중학교 3학년인 재영이는 "엄마가 아픈 후 생활이 어려워져 속이 상한다"며 "다른 공부는 혼자 할 수 있겠는데 영어 공부는 아무리 해도 되지 않아 학원이라도 다니고 싶지만 형편이 되질 않는다"고 했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면 재영이는 혼자 남동생 호성(가명·초6년)이를 돌보며 생활을 꾸려가야 한다. 호성이는 약간의 자폐증상을 보이는 아이다. 장애진단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학업능력이나 감정 조절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누나 말은 잘 듣는다는 점이다. 재영이는 "엄마가 입원하고 나면 단둘이 있어야 해 힘들지만 동생이 내 말을 잘 따라줘 고맙다"고 했다.
요즘 재영이는 드라마 선덕여왕에 푹 빠져있다. 장래희망도 드라마 작가다. "엄마가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면 힘이 나지 않을까요?" 재영이는 무슨 이야길 꺼내도 엄마 걱정이 앞섰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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