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사들 격려
"20여년 만의 경사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대구 신서로 결정되자 지역 정치권에서 나오는 얘기다.
지난 20여년간은 대구경북이 위축되고 추락한 세월이었다. 섬유와 철강, 전자로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끌어 온 대구경북은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몰락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구 출신이면서 삼성자동차 건설마저 매듭짓지 못하고 임기를 끝냈다. 그가 한 일이란 팔공순환도로 건설로 대구의 맥을 끊은 것이 유일한 업적이란 비아냥이 나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위천국가공단을 끝내 허용하지 않았고 지하 건설 예정이던 경부고속철의 노선을 지상으로 바꿔 대구의 분노를 샀다. 삼성자동차 부지를 대구에서 부산으로 바꾸고 대신 지금은 없어진 삼성상용차를 대구에 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밀라노프로젝트를 유일하게 선물(?)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과 국립과학관을 선물로 줬다. 대구경북지식경제자유구역도 임기 말에 지정했다. 하지만 태권도공원과 로봇랜드, 자기부상열차 등 국책 사업 선정에서 대구경북에 패배감을 안겼다. 그간 부산이 뛰고 인천이 날아 대구는 16년 지역내총생산(GRDP) 꼴찌란 멍에를 졌다.
이명박 정권이 닻을 올리자 이런 대구경북이 새 꿈을 꿨다. 남해안 선벨트, 전북 새만금, 전남 J프로젝트, 충남 세종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 등에 비하면 소박하지만 국가산업단지(대구·포항)와 부품전용공단(구미·포항)이 지정됐다. 때맞춰 영일만신항도 개항했다.
그리고 대구는 연구개발 중심 도시를 그렸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그 중심이다. 광주와 함께 추진 중인 연구개발특구와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대구 북을)이 대표발의한 교육특구도 성격과 방향은 다르지만 제조업이 아닌 지식산업으로 대구경북을 키우자는 뜻은 같다. 의료단지가 대구경북을 새로 디자인하는 첫 출발점이란 평가가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대구 수성을)을 만난 자리에서 "대구가 1등을 해서 의료단지로 지정되면 대구경북 사람들이 고마워할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주 의원은 "지정되면 고마워하지 않을지 몰라도 지정되지 않으면 비난이 거셀 것"이라고 답했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신서 경사'가 나자 "이 대통령이 20여년 만에 대구경북에 큰 선물을 줬다"고 고마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비록 반쪽이지만 어떻게 만드느냐는 대구경북의 몫이고 물꼬는 터졌다는 평가다. 정정길 대통령실장도 이와 관련, "첨단의료복합단지만큼은 밀라노프로젝트처럼 망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는 전언이다. 의료단지 지정에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준 국무차장도 "잘됐다"며 "대구경북민의 지혜와 정성이 모여 꿈이 제대로 영글었으면 한다"고 했다. 최문찬 대구시의회 의장은 11일 "이제 희망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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