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 옷 벗고 수도복 입어보자

입력 2009-08-10 14:37:32

성베네딕도 왜관 수도원 수도생활 체험학교 열어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성베네딕도 왜관수도원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도생활 체험학교가 14~16일 2박3일간 열린다. 참가자들은 수도자들과 똑같이 수도복을 입고 오전 5시에 일어나 기도와 명상의 시간도 갖고, 수도원 농장과 출판사, 목공소, 양로원 등에서 노동 체험을 하며, 수도자들의 살아있는 진솔한 이야기와 수도 생활에 대한 강의도 듣게 된다. 28회를 맞는 이번 수도생활 체험은 '빡스 베네딕띠나(Pax Benedictina)', 즉 '베네딕도의 평화'를 주제로 열린다.

첫째 날 참가자들이 수도원에 도착하면, 수도 생활의 시작을 알리는 입회식과 서원(誓願)식이 바로 열린다. 참가자가 촛불을 성당 제단에 봉헌하고 나면, 새로운 이름과 수도복 수여 예식이 이어진다. 세속의 옷을 벗어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 입음을 뜻한다. 수도자가 된 참가자들은 이후 일정으로 ▷수도자와의 만남 ▷수도자들의 삶의 현장 견학(농장, 공예실, 출판사 등) ▷저녁 명상과 저녁 기도(그레고리오 성가)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거룩한 독서) 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둘째 날 오전 5시 50분에 일어난 참가자들은 수도자들과 함께 그레고리오 성가로 어우러진 아침 기도를 한다. 이어 구심기도(Centering Prayer)라 불리는 명상을 실습한다. 몸의 자세 교정과 호흡법 습득 등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고 영적 평화를 얻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이어 ▷원장 신부님께 듣는 재미있는 수도원 이야기 ▷그룹 작업(마음의 평화에 대한 체험 나눔) ▷수도원 성당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노동체험(수도원의 여러 작업장) ▷그레고리오 성가 배우기 ▷일치와 친교의 밤 등에 참여한다.

체험학교 마지막 날에도 전날과 같이 새벽에 일어나 수도자들과 함께 아침 기도와 명상을 한다. 이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며 사는 방법'에 대해 이형우 아빠스(대수도원장)의 강의를 듣고, 그룹작업 시간에 앞으로 자기가 기도할 때 사용할 '묵주'를 직접 만드는 시간도 마련된다. 자신이 느끼고 배운 내면의 평화를 세상과 나누기를 다짐하는 파견 예식(마무리 예식)으로 마무리한다.

진행을 맡은 박재찬 신부(한국남자수도회장상협의회 사무국장)는 "처음 베네딕도 수도원을 찾아와서 평화로움을 느끼던 사람들도 나중엔 내면의 시끄러운 소리에 짓눌려 복잡한 삶의 현장으로 서둘러 도망치듯 가버리기도 한다"며 "참가자 모두가 삶의 변화를 체험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수도생활 체험학교는 참가 접수를 받아 운영되는 프로그램이지만, 일반인(남녀노소, 신자, 비신자 상관 없음)도 성 베네딕도 수도원에 머물며 개인 피정을 할 수 있다. 054)970-2000.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