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섬유 '인도 가는 길' 넓어졌다

입력 2009-08-07 10:34:03

"인도 경제 면밀히 분석 대응전략 필요"

7일 오전 한국·인도 양국 통상장관의 서명에 따라 두 나라 사이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타결됐다. 대구경북은 인도시장이 자동차 부품 및 섬유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돼 큰 기대를 걸면서 공략법 찾기에 들어갔다.

◆당장 큰 이득 없어도 중장기 혜택 클 듯

한·인도 CEPA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관세철폐 및 감축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반덤핑 조치 발동 가능성 완화 등에 따른 수출 증대. 수출 증대는 곧 생산 증대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일자리 증가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관세철폐 및 인하 효과는 10대 주요 수출품목에서 커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에 대한 수출 비중이 12.6%인 자동차 기타 부품의 경우 현재 12.5%인 관세율이 8년내 1∼5%로 감축되며, 선박은 8년내 철폐되고, TV 세탁기 냉장고를 제외한 가정용 전자제품은 즉시 없어진다.

이번 CEPA로 당장 한국경제가 큰 혜택을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도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2%에 불과하고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과 수입 비중으로 따져도 지난해 2.1%와 1.5%, 올 1~7월 2.2%와 1.1% 수준이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인도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인도는 인구가 12억명을 바라보면서 중국에 이어 2위, 구매력 평가기준의 국내총생산(GDP)이 3조3천억달러를 넘나들면서 세계 4위다.

◆자동차 부품업계, 무관세 혜택 누려

한·인도 CEPA 협상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업종은 자동차. 양국은 우선 인도 현지에서 한국의 자동차 생산에 사용될 핵심 자동차 부품 26개 품목에 대해 관세 철폐에 합의함으로써 현지생산 차량의 가격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부품 중 플라이휠, 액체펌프 등 19개 품목은 8년 내 관세를 완전철폐하고 디젤엔진, 기어박스 등 7개 품목은 8년간 5%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주력인 소형차 부품의 10% 정도와 중형차 부품의 상당수를 한국에서 수입하며 이 과정에서 10∼12.5%의 수입관세를 내고 있다.

CEPA 체결로 인도에 진출한 대구경북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은 당장 무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지역에서는 에스엘, 화신, 엠에스오토텍 등의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인도에 현지법인을 설립,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에스엘 한 간부는 "수입 부품재료의 관세가 내려간다면 인도 공장의 채산성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도의 원자재를 싼값에 들여와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주물업체 관계자는 "인도의 주물소재는 제품의 질이 우수해 많은 지역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싸고 질 좋은 인도 원소재를 이용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섬유업계, 섬유기계 진출 유리할 것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인도 섬유산업은 경제적 비중이 큰 산업으로 GDP의 4%, 총 수출액의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농업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력을 고용(산업고용의 18%)하고 있다. 즉 섬유산업이 인도의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인도의 산업용 섬유시장이 83억달러(2008년 세계시장 규모 1천150억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3%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진출 전망이 밝다는 것.

인도의 내수시장은 12억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를 바탕으로 한 의류시장이 최근 경제성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외국의 유수 브랜드들이 인도시장에 진출하고 있은 상황이다.

한국의 대인도 수출은 2008년에는 전체 섬유 수출액(133억1천700만달러) 중 1.1%인 1억4천300만달러였다. 올 1~6월까지 전체 섬유수출액(54억4천700만달러) 중 1.1%인 6천1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비중이 낮은 편이다.

대구지역의 대인도 수출은 올 6월 말 현재 폴리에스테르 직물이 230만달러, 편직물이 160만달러로 각각 57%와 11.1%를 차지하고 있는 주종 품목이다. 경북은 주종 수출품목이 편직물이 670만달러로 가장 많고 다음이 폴리에스테르사로 420만달러 순으로 많다.

이춘근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인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엄청나 대구경북지역의 자동차 부품과 섬유업 등은 효과가 기대된다. 인도 경제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