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태전동 병원부지 20년 방치

입력 2009-08-06 10:27:22

주민들 "갈수록 쓰레기만 쌓여 흉물로"

대구 북구 태전동 종합병원 부지의 사업이 표류하면서 각종 쓰레기와 건축 폐기물 등이 쌓여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북구 태전동 종합병원 부지의 사업이 표류하면서 각종 쓰레기와 건축 폐기물 등이 쌓여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5일 오후 2시쯤 대구시 북구 태전동 대구과학대 건너편 종합의료시설 부지. 군데군데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고 먼지가 뽀얗게 쌓인 화물차, 페인트 칠이 다 벗겨진 2층 건물 등이 엉켜 흉물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주민 이순오(53)씨는 "기온이 조금만 오르면 쓰레기 썩는 냄새가 진동해 지나다니기 힘들고 밤에는 범죄 취약지구여서 빙 둘러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3만7천852㎡(1만1천450평)에 이르는 태전동의 의료시설부지가 20년 넘게 방치되면서 흉물이 되고 있다. 1984년 종합병원 부지로 시설 용도가 결정됐지만 타당성 등을 이유로 사업이 표류하면서 쓰레기 더미만 쌓이고 있는 것. 하지만 북구청은 부지의 용도 변경을 해줄 수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북구 태전1동 주민대표 김을수씨는 "수십년간 땅을 버려두는 바람에 주민 피해가 극심한데도 나 몰라라 하는 구청의 태도에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주민들과 함께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6일 5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진정서를 들고 북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병원설립을 계획했던 영송의료재단 관계자는 "애초 이곳에 1천500병상 규모의 대규모 종합병원을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인근에 병원시설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사업 타당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300병상 정도로 규모를 줄이거나 학교시설부지 등으로 전환해주지 않으면 투자가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주민 불편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현재로서는 의료부지 용도를 전환해주기가 어렵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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