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20000호 기념 발행인의 편지] 더 따뜻한, 고품격 신문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입력 2009-08-04 07:00:00

1946년 '정론 직필'을 기치로 내걸고 세상에 첫선을 보인 매일신문이 63년이란 긴 세월을 거치며 지령 2만호를 맞이했습니다. 매일신문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수많은 애독자들의 정성어린 관심과 격려, 따끔한 질책과 사랑이 밑거름이 되었기에 이 기회를 빌려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매일신문은 지난 63년 세월 동안 세상의 불의와 거짓에 맞서 진리와 정의를 수호하며 언론 공기(公器)로서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숱한 외압과 탄압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인권과 인간존엄을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때론 메말라 가는 우리 사회에 한 줄기 햇살이 되어 이 땅에 사랑과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했습니다. 이웃의 고난에 귀 기울이고,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눠지며 사람 사는 세상,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매일신문을 동반자요, 친구로 여겨주신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울림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힘차게 퍼져나가 평화와 사랑의 '씨앗'이 되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웃의 아픔을 더 보듬어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애석하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나라 안팎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심각한 경제 한파와 불황으로 서민경제는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국민들이 IMF 외환위기 때처럼 이 난국을 잘 헤쳐나가리라고 확신합니다.

지령 2만호를 맞이하면서 저는 두 가지 소망을 가져봅니다.

첫번째는, 우리 대구경북민과 나아가 온 국민의 삶이 보다 편안하고 풍요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생활이 어려운 분들의 주머니 사정이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고, 일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일자리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두번째 바람은 우리 대구경북이 도시와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곳이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개발과 보존이 균형을 이루고, 문화와 역사가 존중되고 발전하는 그런 활기찬 대구경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국인들과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났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대구경북 시·도민 모두가 '지역 발전은 내가 선도한다'는 강한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슴은 사자보다 더 빨라야 잡아먹히지 않고, 사자는 사슴보다 더 빨라야 굶어 죽지 않는다"는 아프리카의 격언처럼, 매일매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남보다 앞서 나가기를 즐길 때 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아직도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함께 노력하면서 함께 이 험난한 앞길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목표를 갖고 희망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온 것처럼, 우리의 패기와 열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반만년 역사의 숱한 환란과 핍박 속에서도 살아남은 민족입니다. 대구경북민은 또 누구입니까? 근대화 이후 우리 사회의 중심에서 조국의 발전과 영달을 이끌어온 자랑스러운 시도민들입니다.

매일신문은 대구경북의 미래와 희망이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희망의 등불이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눈·귀가 되고 반려자가 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더욱 따뜻한 신문, 우리 사회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신문, 고급 정보들로 가득한 고품격 신문을 만들도록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변함없는 애정으로 매일신문을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령 2만호를 맞아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의 깊은 사랑에 감사를 드리며, 여러분의 가정과 하시는 모든 일에도 건강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매일신문사 사장 이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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