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하고도 도면서 빠져…도로공사 "20년후 예측 위치 비효율적"
주택가와 인접한 구마고속도로 구간의 방음벽 설치를 두고 한국도로공사와 인근 주민들 간에 공방이 일고 있다. 당초 아파트와 가까운 도로변에 방음벽을 세우기로 했던 계획이 실시설계 과정에서 빠지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
대구 달서구 용산2동 B아파트와 S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소음방지추진위원회는 최근 대구시와 한국도로공사에 구마고속도로 성서IC에서 달구벌대로로 내리는 구간(220m)에 방음벽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구간은 지난 2005년에도 이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소음방지추진위가 "구마고속도로 통과 구간으로 인해 소음 피해가 극심하다"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제기한 곳이다.
주민들은 "당시 중앙환경분쟁조정위가 한국도로공사 주관으로 주민들을 위한 방음대책을 세우도록 결정했고, 도로공사도 구마고속도로가 10차로로 확장되는 시기에 맞춰 성서IC 하차 구간에 방음벽을 세우기로 계획을 세웠다"며 "하지만 지난 4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해당 구간의 설계 도면을 입수한 결과, 방음벽이 도면상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파트 한 주민은 "특히 도로와 얼굴을 맞대고 있는 아파트 4개 동은 여름에 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소음이 극심하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도로공사는 주민들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방음벽 설치 계획을 없앴다"고 불평했다. 소음방지추진위 관계자는 "도로와 아파트 사이 거리가 56m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붙어 있다"며 "현재로는 소음을 막기 역부족인데다 운전자들이 던지는 담배꽁초로 화재 위험까지 있어 방음벽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측은 "해당 구간은 확장을 하는 곳이 아니며 방음벽을 세우는 것도 비효율적인 것으로 판단돼 굳이 설치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당초 계획에는 고속도로 진출입로인 이곳에 방음벽 설치를 계획했지만 재검토한 결과, 고속도로 본선에 방음벽을 설치하는 게 방음 효과가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도로공사 측은 "20년 후 교통량과 소음 정도를 예측한 결과에서도 본선에 방음벽을 설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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