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정의 별의 별 이야기] 9.5집 발표한 김경호

입력 2009-07-30 14:10:10

김경호(38)는 한국 록의 자존심이다. 많은 로커가 하이브리드 록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가요계에서 김경호는 우직하게 샤우팅 창법에 기반한 정통 록 음악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살아있는 묵직한 록 사운드는 록 마니아들에게 시원한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김경호가 9.5집 '어라이브'(Alive)를 통해 옛날 김경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살아있음'이라는 음반 제목처럼 김경호는 예전 그대로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음반을 담았다. 9집에서 다소 부드러워졌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은 과거 그의 스타일이 엿보이는 이번 앨범에 꽤나 반가움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앨범은 회사의 주문과 대중적인 요구가 있어서 부드럽게 갔죠. 색깔을 바꿔 봤다는 점에 있어서 후회는 없습니다. 정규앨범인데 크게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이 섭섭하기도 하지만요."

이번 앨범에는 신곡 4곡과 애니메이선 전문 케이블 채널 투니버스에서 방송 중인 애니메이션 '은혼'의 주제곡 '질주', 밴드 '부활'의 노래를 후배 박완규와 함께 리메이크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을 수록했다.

수록곡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와 '는개비'는 바로크 속주 기타리스트 이현석이 참여한 노래다. 박상민의 '무기여 잘 있거라', 박완규의 '천년의 사랑'을 작곡한 작곡가 유해준과 핑클의 '루비', 코요태의 '실연', JK김동욱의 '가시를 삼키다' 등을 작사한 작사가 이재경이 중독성 강한 발라드 '데려오고 싶다'를 합작했다. '프로미스 유'(Promise U)는 떠오르는 신인 유망 작곡가 샤크(Shark, 박일석)의 노래다.

"내가 노래를 부른다고 하면 작곡가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80~90곡의 노래를 받았고 그 중 5곡을 담았죠. 이번 앨범은 1980년대 LA메탈이나 스피드메탈 스타일입니다. 고집스럽게 느껴질 지라도 제 스타일의 노래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김경호는 2007년 다리와 골반 사이 관절이 썩는 희귀병 '대퇴골두무혈성괴사증' 판정을 받고 지난해 8월 수술을 했다. 당시 김경호는 걸음도 걷지 못할 정도로 큰 통증을 호소했다. 그러나 수술 후 거의 완쾌에 가깝게 회복해, 지금은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어려움이 없다.

"이제는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앨범에 '어라이브'라는 타이틀을 붙였죠. 수술하고 난 뒤 좋아졌어요. 이젠 불편함이 없습니다. 건강을 걱정하는 팬들이 요즘 선물로 홍삼엑기스를 보내주세요. 아버지랑 나눠 마시고 있어요."

신보를 낸 김경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고집있게 록 음악을 하고 있는 후배 가수 박완규와 얼마 전 '용호상박' 콘서트를 열였다.

"박완규와 함께 콘서트를 여는 것은 몇 번이고 꿈꿔왔던 일입니다. 박완규 외에도 여러 뮤지션들과 뭉치고 싶은 마음이죠. 하나씩 시도를 해보고 싶습니다."

박완규는 김경호의 이번 앨범에 참여해 리메이크곡인 '비와 당신 이야기'도 함께 불렀다. '부활'이 발표한 공전의 히트곡이 두 사람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났다.

"더러는 원곡과 리메이크가 너무 비슷해서 의미가 없을 때도 있더라고요. 그런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내심 걱정도 했고요. 반응이 나쁘지 않네요."

우직하게 정통 록음악을 하고 있는 김경호. 그에게 록이란 어떤 음악일까.

"록은 살아있는 음악이죠. 십 수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요. 저에게 록이란 고향이고 부모님의 품입니다. 고집스럽게 이 음악을 지키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후천적으로 트레이닝을 많이 하기도 해야 해요. 힘든 노래이기도 하죠."

록과 오랜 사랑에 빠져 있는 김경호. 여전히 여자친구는 없다. 결혼 계획 대신 여러 후배들과의 콘서트 계획을 세우는 게 '로커' 김경호답기는 하다.

#김경호 "문희준, 창작력 돋보여" 후배에 각별한 애정

로커 김경호는 록 음악뿐 아니라 록 음악을 하는 후배들에게도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경호는 인터뷰를 통해 아이돌 그룹 H.O.T에서 시작해 로커로 변신한 문희준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직접 곡 작업을 하는 창작력과 실험정신 등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겁내지 않고 로커로 변신해 스스로 노래를 만드는 것은 인정할 만한 일이죠. 일부 팬들은 잘 모르겠지만 문희준은 H.O.T 시절부터 록을 좋아했습니다. H.O.T 활동 당시 음악 방송 대기실 등에서 만나면 나와 록 음악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었죠. 원래 꿈이 드러머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경호에 따르면 문희준은 H.O.T 시절부터 록 음악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다. 문희준은 김경호에게 H.O.T의 다른 멤버들이 록 음악을 잘 알아주지 않아 섭섭함도 느꼈다는 말도 했다.

문희준은 최근 자신이 전 수록곡을 작사'작곡'편곡하고 직접 프로듀싱한 록 장르의 미니앨범 '라스트 크라이'(Last Cry)를 내고 활동하고 있다. 타이틀곡 '토이'는 문희준의 팬뿐만 아니라 록 마니아들에게도 호평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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