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가 개발된 1998년은 아스피린의 개발, 페니실린의 발견과 함께 제약업계의 역사에 손꼽히는 '혁명의 해'로 기록되는 기념비적인 의미를 갖는다.
심지어 '비아그라 신화(The Viagra Myth)'라는 말까지 널리 회자되고, 사람들에게 신약 개발에 대한 의미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2007년 기준으로 세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6억달러에 이르고 2008년 기준 국내시장 규모는 약 780억원에 달했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6개 제약회사의 제품이 출시돼 시판되고 있는데 '비아그라'가 시장의 42.8%를 차지하며 선두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동아제약이 독자 개발한 '자이데나'가 24.8%로 2위, 한국릴리의 '시알리스'가 21.3%로 3위, 종근당의 '야일라'는 4.3%, 바이엘의 '레비트라'가 3.5%, 가장 늦게 개발된 SK케미칼의 '엠빅스'가 3.2%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발기부전'과는 다르지만 남성에게 성(性)적인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대표적인 증세에는 '조루증'도 있다.
조루(早漏; Premature ejaculation)란 성관계를 맺을 때 여성이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전에 사정해 버리는 행위, 정액조루(精液早漏)의 약칭이다. 남성의 성기능 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이지만 같은 사람이라도 때와 곳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확실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이에 일반적으로 상대를 만족시킬 만큼 질내 삽입 시간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정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대한남성과학회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4명 중 1명은 스스로 조루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치료를 해보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42.6%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 조루를 심리적, 정신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교의 경험이 쌓이면 자연히 치유된다고도 생각한다. 오히려 지나친 걱정이 자신감을 잃게 해 2차적으로 음위(陰萎; Impotence'음경이 발기되지 않아 성교가 불가능한 증상)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만성적인 전립선염, 요도염 등으로 국소의 흥분성이 항진하고 있거나 포경 때문에 귀두의 지각이 민감해져 있을 등의 경우에는 원인적 질환의 치료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예민한 귀두를 둔감하게 하기 위해 국소마취제가 함유된 연고제 등을 바르기도 하고 의식적으로 사정을 억제하는 훈련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남성을 위축시켰던 이 '조루증'도 새로운 약물이 개발돼 뭇 남성을 조루의 불안에서 해방시킬 날도 머지 않았다.
최근 한국얀센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프릴리지(성분명 디폭세틴)'의 시판 허가를 신청해 빠르면 올해 말 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를 독자 개발했던 동아제약도 2007년부터 'DA-8031'이란 물질을 개발해 전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조만간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계기로 성(性)을 바라보는 세상의 눈도 한결 부드러워진 가운데 조루증 치료약까지 활용(活用)할 수 있게 되면 많은 남성이 깊은 시름에서 헤어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구본호 대구시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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