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반토막'…위기의 대구 안경테 산업

입력 2009-07-30 09:01:36

안경특구에 집결 "시너지 효과 높이자"

최근들어 중국의 안경 시장이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외국 바이어들이 중국보다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시장으로 주문이 회귀하고 있다. 사진은 안경 주문량이 늘어나 일손이 바쁜 대구 북구의 한 안경업체의 생산 장면.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최근들어 중국의 안경 시장이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외국 바이어들이 중국보다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시장으로 주문이 회귀하고 있다. 사진은 안경 주문량이 늘어나 일손이 바쁜 대구 북구의 한 안경업체의 생산 장면.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안경산업은 전국 안경테 및 부품의 약 89%를 생산하고, 전국 안경테 수출의 90% 수준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지역특화산업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이후 약간씩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안경테 수출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수입은 지속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의 대표적인 특화산업인 안경테 및 부품산업이 침체하고 있는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은 무엇일까

◆축소되는 지역 안경산업

2007년 기준 대구안경테제조업체 수는 359개(전국의 84.9%)이며, 이는 2000년(692개, 전국 비중 88.0%)에 비해 절반 가까이(48.1%) 감소한 것. 안경테제조업 종사자수도 1천760명(전국의 75.8%)으로 2000년의 3천939명( 전국의 69.8%)에 비해 55.3% 감소했다. 사업체의 98.9%가 10명 이하의 가내수공업 형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의 안경테수출액은 2000년 1억6천927만달러(전국의 92.2%)였으나 이후 계속 줄어 2008년엔 8천979만5천달러(전국의 91.4%), 46.9% 감소했다.

우리나라 전체 안경테 수입액은 2000년 3천956만6천달러에서 2008년 6천566만7천달러로 66% 증가했다. 대구의 안경테 수입액은 2000년 1천396만2천달러(전국의 35.3%)에서 부침을 거듭하다 2008년 1천61만7천달러(전국의 16.2%)로 24% 감소했다.

손진영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장은 "대구의 안경산업은 중국산 저가제품의 수입 증대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소비자의 외제 명품 브랜드 선호, 국내 자체 브랜드 부재 등의 이유로 쇠퇴했다"고 말했다.

◆대구 안경제조업의 경쟁력은

안경관련 제품의 주요 경쟁 요인은 품질과 브랜드다. 소비자들이 시력교정용은 품질을, 패션용은 브랜드를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고급 시장은 이탈리아와 일본 등이고 중국과 홍콩 등은 저가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산업정책연구원은 지난해 '안경제품 브랜드컨설팅 보고서'에서 기술과 품질수준, 디자인을 100으로 할 때 일본 경우 기술과 품질은 100·디자인은 95∼100, 이탈리아는 기술과 품질 수준 95∼100·브랜드 100, 중국 기술력과 품질수준은 70∼80·디자인은 70∼75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기술과 품질수준은 80∼90 디자인 75∼80 정도.

최근 기술과 품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중국 시장도 각종 해외 명품들의 생산자주문생산방식 진출로 기술과 품질이 크게 향상돼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설홍수 부연구위원은 "국내 생산업체의 10% 정도만이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나마 고급이미지를 부각시키지 못해 고부가가치화하지 못한다. 또 대부분의 업체들은 외국 브랜드를 일정액의 로얄티를 지불하고 생산 판매하고 있어 경쟁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손진영 센터장은 "대구 업체들은 기술력이 우수한 편이고 철저히 분업화 돼있다. 노동집약에서 벗어나 기술집약적으로 가면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대구 제3공단에 밀집한 우수 생산인프라를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공단에는 2006년 안경산업특구가 지정되면서 현재까지 20억원이 투입돼 안경 특화거리 조성, 안경 상징 조형물 조성 등이 진행중이며 10월 마무리된다.

이같은 인프라 구축에다 산업특구로 지정된 곳에 입주하는 업체들에게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혜택을 줘 기업유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3월 강원도와 중국에 공장이 있는 한 스포츠 안경 생산업체가 대구 안경특구에 공장을 건립하려고 했으나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이 없어 포기했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 고영준 기획과장은 "대구 안경특구도 집적도와 기술 집약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대규모 이전 사업체 및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보건대 이정영 안경광학과 교수는 "브랜드 및 마케팅 강화와 선도기업 육성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높이기, 안경테 신소재· 첨단기능· 디자인 등에 대한 연구개발 기능 활성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홍수 부연구위원도 "핵심선도기업의 육성, 공동브랜드와 기업의 독자 브랜드의 병행 육성 및 마케팅 강화, 제3공단의 안경산업 클러스터 기능 강화, 인력수급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손진영 센터장은 "현재 흩어져 있는 선글라스, 안경테, 안경렌즈, 콘텍트렌즈, 액세서리 등의 업체들을 대구안경산업특구에 집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특구 이전업체에 대한 법인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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