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3일부터 휴가…인적쇄신 밑그림 구상하나

입력 2009-07-30 09:17:48

내달 10일 전후 인사 전망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달 초 여름휴가 기간 중 어떤 국정 운영의 묘수를 찾아 선보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대통령은 8월 3일부터 6일까지 3박4일 동안 휴가에 들어간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29일 밝혔다. 국내 한 휴양지로 예정된 휴가에는 김윤옥 여사 등 가족과 대통령실 일부 참모가 동행한다. 이 대통령은 틈틈이 취미인 독서와 테니스로 시간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휴가 일수는 지난해보다 하루 줄었다.

모처럼만에 갖는 휴가이지만 그리 한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정국 상황에 비춰볼 때 당장 눈앞에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닥쳐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적 쇄신은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그리고 차기 대선을 아우르는 큰 밑그림 아래 단행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정국 운영의 방향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당초 정치권에서는 휴가 이전에 청와대 참모진 교체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에는 휴가 복귀 직후인 8월 10일을 전후로 인적 쇄신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규모에 대해서는 대폭에서 중폭까지 다양한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당 내 갈등 해소와 지역 간 화합의 상징으로 친박계 또는 충청권 인사, 일부 야권 인사를 포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중도 실용, 친서민 행보' 강화도 휴가 구상의 한 축이 될 전망이다. 미디어법 후폭풍을 잠재우고, 집권 2년차 개혁 드라이브의 순항을 위해서는 좀더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민생 정책을 통한 추진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8·15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은 의지를 거듭 강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념, 계층, 지역을 넘어서는 국민 통합을 당부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휴가 전 청와대 전 직원에게 경제분야 베스트셀러인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교수의 '넛지'(Nudge)를 선물로 줄 예정이라고 김 부대변인이 전했다. '넛지'는 '옆구리를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는 의미로, 편견 때문에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설득하는 기술을 담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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